경제·금융 금융가

[디지털 금융혁신 우리가 이끈다] 하나금융, 텍스트뱅킹 등 첫선…디지털혁신 '퍼스트 펭귄'으로

2009년 모바일뱅킹 도입 등 국내 최초 타이틀 수두룩

조직도 '셀' 단위로 바꿔 시장 대응 빠르고 효율 높여

스타트업과 협업·제휴 활발…핀테크서도 혁신 이끌어

1415A29 하나금융




직장인 문모(30)씨는 최근 출근과 함께 스마트폰 문자창에 ‘어머니 20만원’이라고 입력했다. 그러자 ‘송금이 맞으면 인증번호 53을 입력하세요’는 답 문자가 날아왔다. ‘53’ 숫자를 다시 입력하자 수초 만에 ‘송금 완료’는 문자가 찍혔다. 문씨는 어머니 생일을 맞아 용돈 20만원을 송금한 것인데 과거처럼 은행지점이나 인터넷뱅킹을 통하지 않고 문자만 입력해도 바로 송금이 되는 KEB하나은행의 ‘텍스트뱅킹’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다. 문씨는 “과거에 비해 송금이 훨씬 쉬워졌고 가끔 경조사비 송금도 텍스트뱅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급속히 발전하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나날이 진화된 모바일뱅킹 등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빅데이터나 증강현실·블록체인·챗봇·로보어드바이저 등을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 상용화가 봇물처럼 터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금융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경제신문은 앞으로 6회에 걸쳐 ‘디지털 금융혁신 우리가 이끈다’ 시리즈를 통해 신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뱅킹 서비스를 내놓으며 디지털 금융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금융회사들을 소개한다.

하나금융이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위치기반 증강현실(AR) 서비스 ‘하나머니 고’ 구동 화면./사진제공=하나금융하나금융이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위치기반 증강현실(AR) 서비스 ‘하나머니 고’ 구동 화면./사진제공=하나금융


하나금융은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여럿 거머쥐고 있다. 지난 2009년 모바일뱅킹을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오픈했고 대화형 금융인 ‘텍스트뱅킹’도 국내 최초로 도입하고 특허까지 취득했다. 또 2015년에는 금융그룹 통합 멤버십 ‘하나멤버스’도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출시했고 하나멤버스 내에 증강현실(AR) 서비스를 탑재한 ‘하나머니 고’도 가장 빨리 선보였다.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는 ‘퍼스트 펭귄’ 역할을 해온 것이다.

KEB하나은행뿐 아니라 하나카드와 하나캐피탈·하나투자증권 등을 아우르는 하나금융의 디지털 전략은 텍스트뱅킹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고객과의 양방향 대화가 가능한 텍스트뱅킹은 인공지능(AI)과 챗봇 등이 접목되면 편의성이 급격히 높아져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이 채널을 통해 상품판매, 금융정보 제공 및 상담 등을 대면 수준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해나갈 계획이다. 하나금융의 한 관계자는 “조직 내 디지털 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려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ICT 발전으로 생활의 전 분야에 디지털이 접목되는 가운데 이제 금융회사와 고객과의 소통을 디지털 기반으로 재편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하는 상품 서비스를 내놓고 고객의 후기 반영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 옴부즈만’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고객과 직원·전문가들이 패널로 참가해 사전 리서치뿐 아니라 사후 만족도 평가까지 하면서 철저하게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회원 800만명을 넘어선 하나멤버스는 고객에게 디지털을 통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현재 100여개 수준인 생활밀착 업종과의 제휴도 더욱 늘려 하나멤버스를 단순한 통합 멤버십 서비스가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그룹 통합 포인트 ‘하나머니’를 궁극적으로는 디지털 화폐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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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은 디지털 혁신에 용이하게 조직에도 변화를 불어넣고 있다. 올해 1월 미래금융그룹에 주로 정보기술(IT) 기업에서 도입한 ‘셀(Cell)’ 조직을 금융권 최초로 구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조직에서 각 셀장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전폭적인 권한을 가지며 직원들은 프로젝트별로 합치거나 분리해가며 유연하게 근무하게 된다. 이는 프로젝트 단위의 빠른 조직 운영으로 급변하는 시장에 적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현재 금융권에서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도 다른 각도에서 공략한다. 바로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각각 51%, 49% 비율로 출자해 만든 합작법인 ‘핀크(Finnq)’를 통해서다. 조직과 인력의 운영은 물론 사고도 유연하고 재빠른 조직으로 모바일 핀테크 전쟁의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핀크는 실생활과 밀접하면서도 혁신적인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하나금융은 핀크의 플랫폼과 연계해 서로의 고객 기반을 공유해가며 자산관리·소액대출 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새로운 핀테크 기술 확보를 위한 협업과 제휴도 확대하고 있다. 인수합병(M&A)도 배제하지는 않지만 초기 투자위험 부담을 덜고 노하우를 쌓기 위해 일단 협업과 제휴를 탄탄히 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신용평가 기술, 생체 인증, 금융상품 검색, 크라우드 펀딩 등 다양한 핀테크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공동 사업을 폭넓게 전개해왔다. 또 은행권 최초로 오픈한 핀테크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센터 ‘원큐랩(1Q Lab)’도 최근 4기까지 선정하고 상생 비즈니즈 모델 구축을 도모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혁신기술을 갖춘 스타트업이 보다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직간접 투자를 비롯한 금융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은행과 연계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핀테크 금융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내서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하나금융은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디지털 혁신을 통한 금융 한류를 선도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현재 하나금융은 캐나다와 중국에서 모바일 뱅크 ‘원큐 뱅크(1Q Bank)’를 리테일 비즈니스의 주요한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 원큐 뱅크 출시 국가를 확대해 오프라인 점포망 제약을 극복하고 현지 리테일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휴대폰 번호 기반 간편 해외 송금 서비스인 ‘원큐 트랜스퍼(1Q Transfer)’도 이용할 수 있는 국가를 연내 80개국으로 늘린다. 국내와 해외 간 송금뿐 아니라 해외와 해외 간 송금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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