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때 14억 원이 넘는 복권에 당첨됐던 20대 영국 여성이 복권 당첨 후 자신의 삶이 불행해졌다며 복권업체를 고소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출신 제인 파크(21세·여)가 복권당첨으로 인생이 망가졌다며 유럽의 로또로 불리는 ‘유로밀리언’ 발행업체 캐멀럿사(社) 대표를 업무상 과실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파크는 복권에 당첨되기 전까지는 어머니와 같이 에든버러의 조그만 아파트에 살며 시급 8파운드(1만1,000원)를 받는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었다. 17살이던 2013년, 호기심에 유로밀리언 복권을 샀다가 100만 파운드(약 14억4,000만원)에 달하는 당첨금을 받는 행운을 얻었다.
파크는 그때부터 명품 가방과 자동차를 수도 없이 사들였고 성형수술 등에도 아낌없이 돈을 써왔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자 그는 무분별한 소비에 회의를 느끼고 물질적 풍요로는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파크는 “복권에 당첨되면 인생이 10배는 좋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10배는 더 나빠졌다”며 “만약 복권에 당첨되지 않았다면 내 인생은 더 쉽게 굴러갔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파크는 “사람들은 돈을 펑펑 쓰는 이러한 삶을 동경하면서 자신이 받는 고충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며 “내 삶은 텅 비었다.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월급이 적어서 고민인 친구들의 대화에 낄 수 없는 등 친구들과 사이가 멀어지면서 자신이 40살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영국에서 10대 청소년이 복권에 당첨돼 삶이 망가진 경우는 종종 벌어진다. 캘리 로저스라는 여성은 지난 2003년 16세 나이에 복권에 당첨돼 190만 파운드(27억 원)를 거머 쥐었지만 과도한 사치를 일삼다 6년 만에 파산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파크는 자신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복권을 사고, 당첨될 수 있는 최저 연령을 현 16세에서 18세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복권회사 캐멀럿 측은 파크를 포함한 당첨자에게 재정관리 전문가를 보내 도왔고, 파크가 또래 당첨자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주는 등 재정적·법적 지원을 충분히 제공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