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김승열의 Golf&Law]스포츠 법규정 정비할 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2017시즌을 31개 대회, 총상금 209억원 규모로 치른다고 발표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35개 대회에 790억원,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의 38개 대회에 380억원과 비교하면 아직은 다소 작지만 그간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만은 사실이다. 국내 상금왕의 상금액이 13억원 대로 일본의 18억원 대에 근접해가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도 1군 선수 평균연봉이 2억4,000만원에 육박하며 꾸준한 성장을 보여 왔다.

투어(리그)의 성장에 비해 선수들이 경기에 전념할 수 있는 지원 인프라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선수에 대한 전문적인 관리를 담당할 스포츠 에이전트 제도, 그리고 각종 스포츠 분쟁에 대한 중재 등 크게 두 부분이다.


스포츠 선수에 대한 관리는 현재 부모가 그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종종 불협화음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이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거나 권익을 보호받지 못하는 일도 더러 나타나는 게 현실이다. 올 초에는 전년도 우승자가 이듬해 대회에 불참할 때 우승상금 전액을 반환토록 하는 여자골프협회 규정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불합리한 스포츠 관련 법규정 정비가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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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스포츠 분쟁의 경우 신속하고 경제적이며 비공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특성상 별도의 중재기구가 절실하다. 앞서 2006년에 한국스포츠중재위원회가 설립됐으나 이에 대한 홍보와 인식 부족으로 단 1건 처리에 그치고 2009년 폐지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다행히 최근 스포츠 중재기구에 대한 설립 논의가 다시 이뤄지고 있는데 이번에는 과거 전철을 밟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준비하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법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스포츠 중재기구의 결정이 경기단체의 행정에 구속력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스포츠 조정·중재 기구의 자질과 독립성, 신뢰성 확보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들 기구가 특정 단체 산하에 존재하거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관계에 놓여 독립성과 객관성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유명무실을 넘어 부정적인 측면이 더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재인 선정 단계부터 중립적인 민간 차원 주도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중재산업활성화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올해 이뤄질 복합중재센터설치에 있어 민간 주도의 컨트롤 타워를 조속히 정립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해당 복합중재센터에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중재기구가 입주해 역할을 다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스포츠 에이전트 제도 정비와 중재기구 구축은 미래 유망산업 중 하나인 스포츠 분야의 육성을 위한 밑거름이라 할 수 있다.

/변호사·대한중재인협회 수석부협회장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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