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마약 밀매' 베네수엘라 부통령 제재 대상에

자산 동결·입국거부 조치

양국 갈등 골 더 깊어질듯

미국 정부가 남미국가 가운데 유독 반미성향이 강한 베네수엘라의 타렉 엘 아이사미 부통령을 테러리스트 지원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올렸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재무부 산하 외국자산통제사무소(OFAC)가 엘 아이사미 부통령을 중동 테러리스트들의 마약 밀매 등을 지원한 혐의로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엘 아이사미 부통령은 미국이 제재한 베네수엘라 공직자 중 최고위직이다. 미국의 해외마약거물지정법(Foreign Narcotics Kingpin Designation Act)은 마약 범죄 대상자 명단에 오른 인물에 대해 모든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입국 거부 조치를 내린다.

미 당국은 그동안 엘 아이사미가 콜롬비아 코카인을 베네수엘라 항구를 통해 미국과 유럽 등지로 실어나르는 데 관여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여왔다. 그는 베네수엘라 이민당국을 이용해 테러리즘 단체와 관련된 중동 지역인들에게 여권과 비자를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었다.


존 스미스 OFAC 소장은 “이번 조치는 몇 년에 걸친 조사의 산물”이라며 “권력과 영향력이 불법행위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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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로 지난 20년간 대립각을 세워온 미국과 베네수엘라 정부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양국은 2010년부터 대사를 교환하지 않고 있다. 미 의회는 2014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반정부시위 진압 이후 야권 인사들을 탄압하자 베네수엘라 인권침해자들을 제재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지난해 대선 당시 독재정부로부터 베네수엘라 국민들을 보호하겠다고 공언해 갈등의 불씨를 키운 바 있다.

한편 이날 미 재무부 제재 명단에는 엘 아이사미 부통령의 측근이자 미국 마이애미에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베네수엘라 금융가 사마크 로페스도 포함됐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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