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김정남 말레이시아서 피살"

현지 당국 통해 국내 고위정부관계자 첩보 받아

신원 미상 여인 2명의 독침에 맞고 살해된 듯

김정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사진·46)이 13일(현지시간) 오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고 정부 소식통이 14일 밝혔다.


김정남은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 2명에 의해 독침으로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은 김정일과 그의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출생했으며 김정은은 김정일의 셋째 부인인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 고용희에게서 태어났다.


김정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던 선례에 따라 오래전부터 ‘황태자’로서 후계수업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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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북한 내부의 권력투쟁에서 밀려나 마카오와 베이징(北京) 등지를 오가면서 해외생활을 했다. 김정은 집권 후 김정남이 북한의 권력 세습을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우상화를 위한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이복형을 암살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 권력 내부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구심점이 될 수 있으니까 사전에 제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김정은이 백두혈통인 형을 제거할 만큼 권력장악을 마무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중국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피력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발심리도 작용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데다 중국마저 북한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자 친중파인 김정남을 제거했다는 분석이다. 북중 외교관계가 다시 삐걱거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와 정부는 정확한 진상 파악과 함께 안보 태세 점검에 나서고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외교안보수석실 등 외교안보라인들은 관련 상황을 면밀하게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북한에서 특별한 움직임이 감지될 경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할 것으로 보인다. /민병권·맹준호기자 newsroom@sedaily.com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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