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뱅가드펀드의 원화 국고채 보유 규모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1조7,700억원으로 추산됐다. 뱅가드펀드는 총 자산이 682억달러(78조원)에 달하는 대형 펀드로 주로 선진국 채권에 투자한다. 그동안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한국물은 신흥국 채권으로 분류돼 선진국 채권펀드가 추종하는 인덱스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뱅가드 등 일부 글로벌 펀드가 벤치마크와 무관하게 한국 채권에 일부 비중을 할당해 원화 채권을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한 달간 외국인 초장기채 보유 규모가 3,000억원가량 증가했는데 주요 매수 주체는 뱅가드자산운용의 토탈 인터내셔널 채권 펀드(VTIBI펀드)”라며 “미국 금리상승 제한으로 선진국 채권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한국에 대한 비중만큼 원화 채권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뱅가드 등 일부 글로벌 펀드들이 신흥국 채권 중 한국 시장을 안정적으로 판단하며 별도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뱅가드는 11월에는 원화 채권 투자에 적극적이었으나 12월 중 신규 유입된 자금은 1,146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달 중순이 지나야 뱅가드펀드의 1월 포트폴리오 결과가 공개되기 때문에 아직 뱅가드펀드의 원화 채권 순매수 규모를 정확하게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뱅가드는 세계 최대의 타깃데이트펀드(TDF) 운용사이기도 하다. 뱅가드는 현재 KB자산운용과의 제휴를 통해 국내 TDF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현재 양해각서(MOU) 체결을 논의 중이며, 올해 내로 국내에 TDF 연금상품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TDF는 투자자의 연령 등 생애주기에 맞춰 투자 비중을 조절해주는 연금펀드다. 최근 국내 금융투자 시장에서 연금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이 캐피탈그룹과 함께 TDF를 처음으로 선보인 바 있다. 미국 운용사 티로프라이스와 손잡은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이달 말께 TDF 출시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