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분사 앞둔 현대중공업, 노사 힘겨루기 치열

회사 "사업 분리는 회사 살 수 있는 유일한 길"

노조 "분사는 노조 약화와 3세 경영 체계 구축 신호탄"

4월 분사를 앞두고 현대중공업 노사가 치열한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5일 사내 소식지인 ‘현중뉴스’를 통해 “사업 분리는 모든 회사가 함께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당위성을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현대글로벌서비스 등 2개 자회사를 만든데 이어 이달 27일 주주총회를 거쳐 4월 1일부터 조선·해양,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 총 6개 법인으로 분사할 예정이다.

회사는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 조선과 다른 업종은 그동안 조선업에 가려져 필수적인 투자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사업 분리는 비조선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어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대중공업의 총 차입금은 7조3,000억원”이라며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방법은 사업 분리를 통한 차입금 배분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오일뱅크를 계열사로 넘기는 것에 대해서도 회사는 “차입금 이전은 오일뱅크 10년 치 배당금을 일시에 받는 효과가 있다”며 “주식시장에서 2조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주식 시황에 따라서는 상장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사업 분리 및 지주회사 전환은 어떠한 편법이나 불법 없이 법에서 정한 원칙과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며 “주주의 지분 이동이 전혀 포함되지 않아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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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노조는 이날 17번째로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4시간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회사 정문에서 금속노조 울산지부와 함께 집회를 열어 2016년 임금·단체협약 조속 타결과 사업 분할 중단을 촉구했다. 노조는 22일에도 4시간 파업하고 23일과 24일, 27일에도 파업하겠다고 예고했다.

노조의 파업을 지원하는 금속노조는 “회사 분할은 경영 정상화가 아닌 노조 약화와 3세 경영 체계 구축의 신호탄”이라며 “노조는 일방적인 희망퇴직과 분사도 부족해 노동자들을 분리해서 지배하려는 자본에 저항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또 “3월까지 이어질 현대중공업의 총파업을 엄호하기 위한 투쟁을 강력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회사는 지난달 19일 임금 부문에서 12만3,000원 실질 인상안과 함께 성과금 230%에 격려금 100%+150만원,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을 노조에 제시했다. 대신 유휴인력 흡수를 위해 2017년 1년간 임금 20% 반납을 최종 제안했지만 더는 교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울산=장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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