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플린 사태로 '러 커넥션' 재점화 벌써부터 흔들리는 트럼프 리더십

FBI, 광범위한 첩보 수사

공화당도 철저한 수사 촉구

제2 워터게이트 비화 경고도





미국 안보정책을 총괄해온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사임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커넥션’을 둘러싼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불거진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미 안보사령탑이 주미 러시아대사와 대러 제재를 논의한 사실이 드러나자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커넥션이 ‘제2의 워터게이트’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플린 전 NSC 보좌관을 불러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을 조사했다고 보도하며 대선 기간 중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과 다른 측근들이 러시아 정보당국 고위관계자 등과 지속적으로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FBI는 플린 사임의 결정적 계기가 된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대사와의 통화내용을 입수해 플린을 심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ABC뉴스도 “(이번 수사가) ‘트럼프 팀’과 러시아 관료 간 광범위한 첩보 수사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아무 관련이 없었는지 의문”이라며 “플린의 경질은 사건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공화·민주당을 막론하고 의회도 이번 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FBI가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 연계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상원 정보위원회가 러시아의 미국 정치 관여 여부를 조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존 코린 (텍사스)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와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 등도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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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앵커 출신의 유명 언론인 댄 래더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스캔들의 충격 수위는 5~6으로 워터게이트 당시의 9보다는 낮지만 갈수록 강도가 커지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사임으로 몰아넣은 ‘제2의 워터게이트’로 비화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사자인 트럼프는 자신에게 쏠린 의혹을 밖으로 돌리려 애썼다. 그는 15일 트위터에 “러시아 커넥션은 말이 안 되고 힐러리 클린턴이 패배한 선거전에서 저지른 많은 실수를 은폐하려는 시도일 뿐”이라며 “가짜뉴스 매체들은 그들의 음모론과 맹목적인 증오에 미쳐 있다. MSNBC과 CNN은 볼 수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정찰선과 군용기를 동원해 미국 영해와 흑해에서 잇따라 미군을 자극하며 트럼프의 친러정책을 시험대에 세웠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복수의 지난 10일 러시아 군용기는 흑해를 순찰하는 미 해군 구축함 주위를 근접 비행했다. 또 14일 오전에는 러시아 정찰선 한 척이 미국 델라웨어주 연안에서 약 113㎞ 떨어진 대서양 해양에서 시속 18.52㎞(10노트)의 속도로 북진하는 모습이 미군에 포착됐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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