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렉서스가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누적 판매가 1,00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1997년 12월 세계 최초의 양산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를 선보인 지 20년 만이다. 라틴어로 ‘선구자’를 뜻하는 프리우스 차명처럼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도요타는 개척자였다. 1세대 프리우스의 개발 책임자인 우치야마다 다케시 회장은 “프리우스 첫 출시 당시 하이브리드라는 말이 세상에 전혀 익숙하지 않아 타는 사람이 ‘마니아’라고도 불렸다”면서 “미지의 자동차에 기대를 걸고 타 주신 많은 고객 덕분에 하이브리드차는 지금 ‘보통 자동차’로 알려질 정도로 보급이 늘었다”고 회고했다.
출시 초기만 하더라도 연간 1만~2만대 수준이던 도요타·렉서스의 하이브리드 판매는 2000년대 중반 20만~30만대로 늘었고 2010년대 들어 폭발적인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처음으로 연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140만대를 넘어섰다. 일본 내 판매가 절반가량을 차지하지만 북미와 유럽에서도 연 30만대 가까이 팔리고 있다. 도요타는 현재 약 90개 이상의 국가에서 하이브리드 승용차 33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1종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의 성장세는 눈에 띈다. 2006년 렉서스 ‘RX400h’ 모델을 시작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를 시작한 한국토요타는 연평균 87%의 성장을 거듭하며 명실상부한 하이브리드 명가의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해에는 렉서스와 도요타를 합쳐 총 1만5,146대의 하이브리드를 판매했다. 한국토요타의 전체 판매량의 76%가 하이브리드였다.
최고 인기 차종은 준대형 세단 ‘ES300h’다. 지난해 6,112대가 팔려 2012년 국내 출시 후 처음으로 6,000대 판매를 돌파했다. 렉서스의 전체 하이브리드 판매량 중 절반 이상(64.8%)이 ES300h였다. 지난해 수입차 차종별 판매 순위에서 3위에 랭크될 정도로 베스트셀링 모델로 자리 잡았다.
ES300h의 인기 이유는 뛰어난 상품성이다. 경쟁 차종인 BMW 5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비교해도 브랜드 이미지, 품격, 주행 성능, 실내 공간, 디자인 등 어느 하나도 빠지지 않는다. 특히 2.5ℓ 4기통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렉서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해 ℓ당 16.4㎞의 연비 효율을 구현해낸 점도 매력적이다.
렉서스는 올해도 하이브리드의 기술적 특성을 알리고 다양한 하이브리드 마케팅을 펼치는 등 적극적으로 친환경차 판매 확대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ES300h을 필두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NX300h’와 지난해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된 중형 SUV ‘RX450h’가 뒤를 받친다. NX300h와 RX450h는 지난해 각각 1,793대와 959대가 팔리면서 하이브리드 SUV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도요타도 프리우스와 ‘캠리 하이브리드’ ‘라브4 하이브리드’ 등 삼두마차에다 4월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프리우스 프라임’을 국내 출시해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