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예순 넘어 창업…꿈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100세 시대, 남은 삶 의미있게"

가구공예·카페·식초개발 등

60대들, 창업전선 뛰어들어

"좋아하는 일 하면서 밥 벌이"

취미·관심 많던 아이템 활용

정부 창업교육·지원 받기도

박경자씨박경자씨




문봉식씨문봉식씨


이광철씨이광철씨


전업주부 박경자(66)씨는 직접 담근 한국차로 카페를 열 계획에 요즘 어느 때보다도 들떠 있다. 평소 건강에 관심이 많아 쇠비름·함초·질경이로 차를 만들어 왔는데 직접 카페에서 고객들에게 선을 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 30년은 더 살 텐데 무의미하게 살 수 없어 창업에 나서게 됐다”는 박씨는 “요양보호사·건강관리사자격증도 가지고 있어 단순히 한국차만 대접하는 것을 넘어 중년 여성들을 위한 건강 상담도 해주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인생 1막을 마무리한 60대들이 창업으로 인생 2막을 열고 있다. 100세 시대 남은 여생을 의미 있게 보내는 동시에 돈도 벌 요량으로 ‘오너’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이들 ‘창업 60대’의 공통분모는 그동안 평소 취미나 관심이 많았던 아이템으로 창업에 나선다는 점이다.


대구에 거주하는 이광철(61)씨는 부인과 30여년 동안 운영한 피아노 학원을 접고 옛 목재를 활용해 고가구를 만드는 가구공예 창업 준비에 한창이다. 이씨는 “자식들도 다 컸고 앞으로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밥벌이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창업 전선에 뛰어들게 됐다”며 “현재 고가구 시장은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충분히 사업성도 높다”고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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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 한옥학교에서 전통가구제작 교육을 받은 이씨는 올 초 ‘건축목공기능사’ 자격증을 땄다. 대구 근교에 공장 부지를 확보했고 생산시설도 일부 들여놓은 상태다. 그는 “힘이 조금이라도 남았을 때 고가구 제작을 하고 싶다”며 “예전과 달리 스트레스 안 받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이 난다”고 기뻐했다.

부산에 살고 있는 문봉식(61)씨는 평소 소비자로서 관심이 많던 건강식초를 만들고 있다. 문씨는 “식초가 몸에 좋은 것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시중에 파는 식초 성분에는 설탕 함량이 많다”며 “다이어트와 미용·건강에 관심 많은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삼아 달지 않은 자연발효식초를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다음달 사업자 등록을 하고 정식으로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문씨 등 60대 창업자 3인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신사업창업사관학교’에 입학해 체계적인 창업교육과 지원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교육생들은 마케팅 기법 등을 배우고 체험점포에서 미리 실전 창업을 경험한다. 우수 교육생은 사업화 자금도 일부 지원받는다.

박씨는 “지난주부터 교육을 받고 있는데 창업시 주의사항, 목표달성을 위한 가격 전략, 고객중심 마케팅, 명함·유니폼 활용법 등을 알려줘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문씨는 “퇴직 후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제2의 인생을 살도록 도우면 내수경제도 살아날 것”이라며 “100세 시대를 맞아 청년 창업뿐 아니라 실버 창업자에게도 정부가 더욱 관심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한동훈·백주연기자 hooni@sedaily.com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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