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진짜 환율을 조작하는 나라는 한국과 대만”이라고 보도한 가운데 정부가 FT에 항의서한을 보냈다.
1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15일 공동명의로 FT 영국 본사와 일본 지사에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니 신중을 기해달라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보냈다. 기재부 국제금융국 라인에서 외신에 항의서한을 보낸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FT 보도 후 미국이 한국과 대만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FT는 13일 아시아에서 환율 조작을 하는 국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목한 중국이나 일본이 아니라 한국, 대만, 싱가포르라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FT의 대주주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라는 점에서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일본에서 한국 등 다른나라로 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작성한 기사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부는 FT 기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부는 한국이 원화 절하를 위해 일방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은 국제통화기금(IMF)의 한국경제 보고서와 미국 환율보고서에서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경상수지 흑자는 고령화, 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액 증가에 원인이 있고 이 같은 내용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많다는 점, 국제결제은행(BIS)이 발표한 것처럼 원화의 실질 가치가 계속 고평가돼 있고 따라서 환율 저평가로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점도 항의서한에 담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외신 대변인이 주로 외국 보도에 대응을 해왔다”며 “외환정책에 대해 신중하게 언급해 달라는 의미에서 대응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