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이 세계적인 그룹 삼성을 이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소식을 톱 뉴스로 전하며 삼성그룹이 리더가 없이도 저력을 보여줄지 주목하고 나섰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시아판 홈페이지 톱뉴스로 이 부회장의 구속을 전했다. WSJ는 우선 “지난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대량 리콜로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며 이 부회장의 구속이 이미 어려운 회사 경영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가 인수하기로 결정한 글로벌 1위 자동차 전자장비 기업 하만의 인수가 이 부회장의 구속에 영향을 받을지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다만 WSJ는 “이날 열리는 하만(Harman) 이사회에서 주주들이 합병안 의결에 나선다”며 “전문가들은 대부분 삼성이 이 부회장의 구속에 상관없이 통상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전해, 인수가 뒤집어 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그간 삼성은 대가를 바라고 불법적인 뇌물을 건넸다는 사실을 부정했지만,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이 같은 주장이) 어려워졌다”고 꼬집었다. 박근혜 대통령 및 측근 최순실씨가 재계와 부정한 결탁을 맺고 있었다는 사실이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로 일정 부분 깨졌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 부회장의 구속 뉴스와 한국의 반재벌 여론을 다루는 뉴스를 홈페이지 최상단에 함께 배치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앞의 두 미국 언론과는 다르게, 이 부회장의 구속이 기업 경영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논조가 눈에 띄었다.
닛케이는 “이건희 회장이 병으로 경영에 손을 대지 못하는 상황에서 삼성은 최대의사 결정권자를 잃고, 경영상 정체가 빚어질 전망”이라며 “오너 없이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빠른 의사결정’을 이어가 스마트폰 사업 등의 재건을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기존 한국의 대기업 오너가를 대상으로 한 과거 부정부패 사건을 살펴볼 때 구속기간은 최저 1개월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