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총수 부재' 악재에도 급락은 피한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방파제 역할 톡톡

어제 주가 0.42% 하락 그쳐

반도체 등 실적 개선세 뚜렷

장기 투자 매력 여전히 높아

피치 "M&A 등 빅딜 연기될수도"

코스피와 삼성전자 주가가 소폭하락한 17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직원들이 하락하고 있는 그래프를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이호재기자.코스피와 삼성전자 주가가 소폭하락한 17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직원들이 하락하고 있는 그래프를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이호재기자.


사상 초유의 그룹 총수 부재 사태 속에도 17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시장은 그룹 총수의 구속을 미래 사업 확대에 부정적인 요소로 보면서도 주가와 직결된 삼성전자의 실적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황 호조로 내년까지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점에 베팅했다. 특히 지난달부터 시작한 총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주가 하락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소식에도 당초 우려했던 주가 급락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한때 전날보다 1.95% 떨어진 186만4,000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줄이며 0.42% 하락하는 데 그쳤다. 4개월 전인 지난해 10월11일 배터리 발화 문제로 한국과 미국시장에서 ‘갤럭시노트7’의 판매 중단 소식에 주가가 10년 만에 최대폭(-8%)으로 급락한 것과 비교하면 대비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1월부터 돌입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주가를 187~190만원대에서 버티게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총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밝히면서 3개월 내 1회차 자사주 매입(2조3,245억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1월25일부터 이날까지 단 하루만 제외하고 매일 2만400주를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일평균 거래량(24만주)의 약 8.5%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2015년 10월 1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한 후 네 차례에 걸쳐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했고 그때마다 주가는 계단식으로 올랐다. 지난해 10월11일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락할 당시에는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가동되지 않았다. 앞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추가로 떨어지더라도 삼성전자는 4월 말까지 자사주 실탄이 약 1조7,000억원이 더 남아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 테크팀장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를 통한 주주가치 향상이 결과적으로는 사상 초유의 총수 부재라는 돌발 악재에도 주가 하락을 막는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세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점도 주가 하락을 막는 요인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은 40조4,404억원으로 1년 전 전망치보다 38.3% 상향조정된 상태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이날 이 부회장 구속이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피치는 “삼성전자는 사업부문별 전문 경영체제로 운영되므로 오너의 부재가 업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다른 재벌그룹 역시 총수 구속 때마다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총수 부재로 인수합병(M&A)이나 해외 확장 계획 등 장기 투자 결정은 연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민우·이경운기자 ingaghi@sedaily.com

서민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