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가 신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인수합병(M&A)한 글로벌 기업들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미국 전장부품 기업인 하만 인수 계획을 밝히며 글로벌 M&A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으면서 삼성의 M&A 전략은 ‘올 스톱’ 됐다. 당장 하만 인수 작업이 무사히 마무리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삼성은 향후 다양한 M&A 기회를 놓칠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하만은 이날 오전9시(현지시간)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삼성전자와의 합병안 등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주주 50%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안건은 가결된다.
하만 인수는 이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선임된 후 ‘첫 작품’인데다 삼성의 전장사업 본격 진출을 알리는 의미가 있는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인수 규모는 80억달러(9조6,000억원)로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 사상 최대다.
삼성과 하만이 이미 우호지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인수 불발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관측이 높지만 이 부회장 구속이라는 변수가 생겨 쉽게 예단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하만 지분을 보유한 펀드와 일부 소액주주들이 인수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며 반발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 기업의 총수가 정치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됐다는 사실 자체가 부정적으로 여겨져 M&A 반대 입장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은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카 등 미래먹거리를 위한 M&A 호기를 놓칠 수 있다. 임기가 정해진 최고경영자(CEO)로서 대규모 투자와 M&A를 추진하는 데는 권한과 책임에 한계가 있는 만큼 총수의 결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삼성은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M&A를 추진해온 만큼 아쉬움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