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대체법안 초안이 공개되자마자 역풍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달 중 새 법안을 실시한다는 입장이지만 저소득층의 의료혜택을 줄이고 보험가입자 수를 급감하게 할 것이라는 논란 속에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16일 뉴욕타임스(NYT)는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장이 이날 공개한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라이언 의장이 내놓은 헬스케어법 개정안은 개인 의료보험 가입자들에게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저소득층 의료보조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 지급 대상자를 확대한 31개 주에 연방세를 감세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전 국민 의료보험화를 위해 미가입자와 사업장에 벌금을 부과한 오바마케어와 달리 대체법안은 보험가입자들에 대한 세제 혜택을 늘려 가입을 촉진한다는 내용이다. 라이언 의장은 “내가 필요하고 원하는 보험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생겼다”며 “보험료도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초안이 공개되자마자 전문가들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재원의 상당 부분이 주정부로 이양되면서 결국 의료 혜택이 빠르게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NYT는 “공개된 법안에는 재원마련 방안이 빠져 있고 현 수급자를 보호할 방안도 없다”며 “2,000만명에게 보험을 지급한 오바마케어와 달리 이 법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보는지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급자만도 7,000만명 이상으로 미국 의료 프로그램 중 최대 규모인 메디케이드의 대수술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공화당은 지난 2010년 이후 추가된 대상자의 재원을 기존 연방정부에서 주정부로 50%까지 이양할 방침이다. 또 오바마케어는 소득이 줄 경우 저소득층의 혜택을 늘리는 구조인 반면 새 법안은 개인에게 일정액을 지급하거나 지급총액을 설정해 수급자에게 분산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개인이 받을 금액이 줄어드는데다 주정부의 보험재정 압박이 심해져 혜택 축소가 잇따를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우려했다. 케네스 라스크 뉴욕병원총연합회 의장은 “이번 법안이 결국 각 주 재정에 큰 압력을 더하며 많은 은 미국인들이 보험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법안으로 생기는 혜택이 주로 가진 자들에게 집중된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NYT에 따르면 공화당은 보험 미가입자와 미가입사업장에 부과되던 벌금을 당장 중단하기로 했다. 오바마케어 도입으로 보험사와 제약사 등이 물어야 했던 수수료도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