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한국군단 시즌 첫승 주인공은 뚝심의 장하나

미국 LPGA 투어 호주여자오픈 최종

막판 6개홀서 5타 줄여 4타 차 뒤집어

쭈타누깐 공동 3위, 리디아 고는 46위

우승트로피를 머리 위에 얹고 포즈 취하는 장하나.                                    /애들레이드=EPA연합뉴스우승트로피를 머리 위에 얹고 포즈 취하는 장하나. /애들레이드=EPA연합뉴스


골프 우승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경쟁자들의 범실을 유도하거나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뚝심 있게 자신의 경기에 집중한 장하나(25·비씨카드)가 이번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군단 첫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장하나는 19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로열 애들레이드GC(파73)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호주 여자오픈(총상금 130만달러)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0언더파 282타의 성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3승으로 한국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승수를 거뒀던 장하나는 올해도 첫 출격에서 일찌감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맹활약을 예고했다. 2015년 LPGA 투어 진출 후 개인통산 4승째.


마지막 6개 홀에서 무려 5타를 줄인 집중력이 빛났다. 이날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7위로 출발한 장하나는 중반 이후까지도 우승경쟁에서 멀어진 듯했다. 1번홀(파4) 보기로 출발해 12번홀까지 파 행진을 계속하면서 한 때 선두와의 격차는 5~6타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13번홀(파) 7m 가량의 버디 퍼트 성공을 신호탄으로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강한 바람과 까다로운 홀 위치 탓에 선두권이 뒷걸음질을 하는 사이 장하나는 14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결정타는 17번홀(파5)에서 폭발했다.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그는 15m가 넘는 장거리 이글 퍼트를 홀에 집어넣으면서 단독 선두 자리로 치고 나왔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1.5m 버디를 추가해 쐐기를 박은 장하나는 남은 선수들의 경기를 여유롭게 지켜본 뒤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4타 차 열세를 극복하고 2위 나나 마드센(덴마크·7어더파)을 3타 차로 제친 기분 좋은 역전우승이었다. 우승상금 19만5,000달러(약 2억2,500만원)를 받은 그는 세계 5위로 한 계단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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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는 정신력이 강한 선수로 유명하다. 지난해 초 싱가포르에서 겪은 이른바 ‘가방 사건’으로 한 달 이상 투어를 쉬는 등 마음고생을 했지만 주저앉지 않고 3승을 올렸다. 장하나는 이날 시상식에서도 “첫 홀에서 보기를 했지만 단순하게 경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었고 버디 없이 파가 이어질 때도 계속 참아내자고 마음을 다졌다”며 포기하지 않는 승부사 기질을 드러냈다. 겨울 동안 베트남에서 체력과 쇼트게임 보강에 땀을 흘린 그는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 “5승을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세계랭킹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2타를 줄여 공동 3위(6언더파)에 올랐고 클럽과 코치 등을 모두 바꾸고 시즌을 시작한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첫날 1타를 줄인 이후 언더파 스코어를 내지 못한 끝에 공동 46위(2오버파)로 마감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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