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그룹 ‘총수대행’으로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내 2인자로 불려온 최 부회장이 그룹 업무를 총괄하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중 가장 연륜이 높은 권 부회장이 대외 창구를 맡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최 부회장은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과 부회장을 거쳐 지난 2012년부터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이끌고 있다. 최 부회장은 이 부회장이 구속된 직후 가장 먼저 면회를 하기도 했다.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 출신인 권 부회장은 2012년 최 부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
다만 최 부회장의 경우 여전히 특검의 불구속 수사 및 기소가 이어질 수 있어 총수대행 이슈에서는 한 걸음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권 부회장 주도로 이 부회장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거 삼성은 2008년 조준웅 특검 수사와 관련, 이건희 삼성 회장이 퇴진하자 이수빈 당시 삼성생명 회장을 총수대행으로 세운 적이 있다. 그룹 내 최고 원로였던 이수빈 회장이 대외적으로 삼성을 대표하는 얼굴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다른 그룹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SK그룹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2013년 1월 횡령 혐의로 기소돼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 구속되자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총수대행을 하면서 오너 공백을 최소화했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중심으로 리더십이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이부진 사장이 전자나 금융 계열사를 지휘해본 경험이 없는 만큼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많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아직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누가 ‘총수대행’ 역할을 할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해본 적이 없고 말할 단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