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김정남 암살 北용의자 4명, 1만6,000㎞ 도주극

인니, 두바이, 러시아 경유…수사 혼선 의도한 듯

범행후 3시간 동안 출국장 있었다는 주장도 나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암살에 연루된 북한 국적 용의자 4명은 비행기를 거듭 갈아타며 1만6,000㎞에 달하는 도주극을 벌였다.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3개국을 옮겨다니며 우회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3일 오전 9시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터미널(KLIA2) 로비에서 김정남이 여성 피의자 두 명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직후 말레이시아에서 출국했다.

더스타는 이들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 항공기를 탔으며,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해 범행 나흘만인 17일께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현지 중문지인 중국보는 북한 국적의 남성 용의자들이 범행 이후 약 세 시간 동안이나 공항 출국장 대기실에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중국보는 용의자들이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범행장소와 인접한 출국장으로 들어갔으며, 세 시간 뒤인 13일 정오께 인도네시아 수라바야행 라이온에어 여객기에 올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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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은 용의자들이 일부러 3개국을 옮겨다니면서 나흘만에 평양에 도착하는 긴 우회노선을 택했다면서, 말레이시아 경찰의 추적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보통 말레이시아에서 북한으로 가는 경로는 쿠알라룸푸르에서 중국 베이징을 거쳐 고려항공기 등을 이용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1∼2시간 거리인 인근 인도네시아로 일단 몸을 피한 뒤 북한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고, 1만6,000㎞가 넘는 우회 경로를 택했다. 이는 통상 이동거리의 세 배를 훌쩍 넘긴 것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앞서 검거된 리정철(46) 외에 리지현(33)·홍송학(34)·오종길(55)·리재남(57) 등 북한 국적 용의자 4명을 추가로 쫓고 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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