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내 성폭력’ 사태가 5개월째로 접어든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문인에게 처음으로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남현 판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됐던 김요일(52) 시인에게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고 20일 밝혔다.
김 시인은 2015년 6월26일 서울 마포의 한 식당 앞에서 피해 여성 A씨에게 “좋아한다, 좋아했었다”고 말하며 강제로 입맞춤을 해 A씨를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시인은 재판에서 입맞춤은 한 적 없다고 주장했으나 판사는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 논리성 등을 들어 유죄를 선고했다. 이어 판사는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으면서 피해자의 대응 태도만을 탓하고 있고 추행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이 같이 판결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김 시인을 고소했다. 지난해 10월 ‘문단 내 성폭력’ 고발운동이 활발해지자 김 시인은 피해자들의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며 뉘우치고 있다는 취지의 사과문을 1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한 달 뒤인 12월 김 시인은 ‘A씨가 트위터에서 실명을 거론하며 악의적으로 명예를 훼손하고 조롱했다’며 A씨를 고소했다
피해자 A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해시태그 바람이 불기 전부터 혼자 진행해오던 재판이었다. 이 운동이 없었더라면 (김 시인이)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면서 “이 사건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최재서 인턴기자 wotj72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