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오스카, 라라랜드의 댄싱파티?

[26일 아카데미 시상식]

13개 부문 14개 후보 최다 타이

뮤지컬 영화 60년來 작품상 기대

'문라이트·컨택트…' 수작 많아

감독상 등 나눠 갖게 될지 주목

라라랜드라라랜드


이번 아카데미에서도 ‘라라랜드’의 독무대는 이어질까, 이번엔 흑인 영화인에게도 오스카가 돌아갈까?

오는 26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영화 축제 ‘제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세계인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13개 부문 14개 후보에 오른 ‘라라랜드’를 비롯해 ‘문라이트’, ‘컨택트’,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라이언’, ‘핵소 고지’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들이 대거 이름을 올린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화제만발이다.

우선 ‘라라랜드’의 독무대가 재연될지가 흥미 거리다. 일단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 영화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등 총 13개 부문에서 14개 후보에 올랐으며, ‘타이타닉’(1997), ‘이브의 모든 것’(1950)과 타이기록을 이뤘다. 또 아카데미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난 1월 열린 74회 골든글로브에서 7관왕에 오른 데 이어 지난 13일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에서도 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 등 5개 부문을 휩쓸었다. 32세인 셔젤이 감독상을 받을 경우 아카데미 사상 최연소 수상자가 되며, 작품상을 수상하게 되면 ‘지지’(1958) 이후 60여 년 만에 상을 받는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가 된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대중적 인기를 끈 ‘라라랜드’가 과연 상을 몇 개 가져갈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지만 올해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문라이트’, ‘컨택트’ 등 할리우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수작들이 대거 포진됐다”며 “‘라라랜드’와 이 작품들이 작품상과 감독상을 나눠 갖게 될지가 아카데미를 보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골든글로브에서 ‘라라랜드’가 과도하게 상을 휩쓴 측면이 있다”며 “이는 삭막해진 트럼프 시대에 미국인들이 단순하면서도 희망과 낭만을 이야기하는 작품에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라이트문라이트


反트럼프 쓴소리 봇물 예고

백인중심 편향성 탈피도 관심




올해 아카데미는 수상자들의 ‘반(反) 트럼프’ 발언도 귀 기울일 부분이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열린 59회 그래미 시상식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쓴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아카데미 시상식도 반 트럼프 정서를 성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일즈맨’이라는 작품으로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이란 출신의 거장 아쉬가르 파라디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무슬림 정책에 항의하는 의미로 시상식에 불참한다고 밝혔으며, 여우 주연상 후보에 오른 메릴 스트리프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이미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 등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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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카데미는 백인중심의 편향성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팝 시상식인 그래미와 더불어 아카데미는 미국 대중문화의 커다란 축제임에도 백인중심의 편향성에서 벗어나지 않는 보수적인 결과로 비판을 받아왔다. 그래미의 경우 ‘올해의 앨범’으로 가장 유력했던 비욘세의 ‘레모네이드’가 아닌 아델의 ‘25’를 선정함으로써, 수상자 아델뿐만 아니라 팝 팬들의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일단 ‘문라이트’를 연출한 천재감독 배리 젱킨스가 감독상을 수상하게 될 경우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감독상의 영예를 안는다. 흑인인 스티브 맥퀸 감독이 2014년 ‘노예 12년’으로 작품상을 받았지만, 흑인 감독상 수상자는 한 명도 배출하지 않았다.

핵소고지핵소고지


컨택트컨택트


하지만 다른 감독상 후보들도 만만치는 않다. 외계인과의 소통을 그린 ‘컨택트’의 드니 빌뇌브 감독도 물망에 올랐으며, 1996년 ‘브레이브 하트’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 아카데미 5개 부문을 수상한 배우 멜 깁슨도 10년 만에 연출한 ‘핵소 고지’로 다시 한 번 감독상에 도전한다. ‘핵소 고지’는 핵소 고지 전투에서 75명의 생명을 구한 양심적 병역거부자 데스몬드 도스의 실화가 바탕이다.

남녀 주연상에는 에마 스톤(‘라라랜드’)과 케이시 애플렉(‘맨체스터 바이 더 씨’)이 유력하다. 특히 에마 스톤은 앞서 열린 골든글로브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에 도전장을 내민 후보로는 ‘러빙’의 루스 네가, ‘플로렌스’의 메릴 스트리프가 있다. 케이시 애플렉 또한 수상이 유력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펜스’의 덴절 워싱턴, ‘라라랜드’의 라이언 고슬링, ‘핵소 고지’의 앤드루 가필드 등 쟁쟁한 배우들 후보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여우 조연상을 놓고는 ‘문라이트’의 나오미 해리스, ‘펜스’의 비올라 데이비스, ‘히든 피겨스’의 옥타비아 스펜서 등이, 남우 조연상을 두고는 ’문라이트’의 메허샬레하쉬바즈 엘리,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루카스 헤지스, ‘녹터널 애니멀스’의 마이클 섀넌, ‘로스트 인 더스트’의 제프 브리즈, ‘라이언’의 데브 파텔 등이 각각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플로렌스플로렌스


라이언라이언


맨체스터 바이 더 씨맨체스터 바이 더 씨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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