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경기침체에 업계 외면까지… 일반보험 ‘악화일로’

경기침체에 업계 외면까지… 일반보험 ‘악화일로’

해상·기술·종합보험 모두 보험료 감소세

시장 줄어드는 데 재보험 의존도는 여전


경기 침체에 보험업계의 외면까지 더해지면서 일반손해보험(일반보험)이 양적 시장 축소는 물론 질적인 면에서도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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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일반보험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보험이란 손해보험사들이 취급하는 상품 중 자동차·장기보험을 제외한 상품을 일컫는 말로, 해상·화재·책임·기술보험 등이 이에 속한다. 다시 말해 세계사에서 산업 및 무역의 성장과 궤를 같이하며 발전해 온 전통적인 보험 상품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몇년 째 성장세가 답보만 하다가 최근 들어선 조선·해운 등 산업 침체의 영향으로 뒷걸음질까지 치고 있다. 일반보험 중 선박·적하·항해보험 등을 아우르는 해상보험의 경우 지난 2012년만 해도 연간 보험료가 6,400억원에 달했으나 지난 2015년에는 4,73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기술보험 역시 2015년 2,60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5% 축소됐고, 종합보험(1조2,468억원)도 15.0%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일반보험 중 책임보험(3.9%)만 그나마 성장세를 보였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일반보험의 경우 손보사들이 소극적으로 대하면서 질적인 성장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사들이 일반보험의 사고위험, 요율 등을 스스로 평가하고 산출하는 능력을 적극적으로 높임으로써 재보험으로 새는 돈을 줄여 수익 기반을 강화해야 하는데, 여전히 재보험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이후 15년 동안 국내 손보업계의 전체 자본금 규모는 1조9,000억원에서 23조원으로 12배 이상 늘었지만, 같은 기간 일반보험 보유율은 37.8%에서 46.1%로 8.3%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보유율이 50%를 밑돈다는 것은 손보사들이 여전히 인수한 위험의 절반 이상을 재보험사에 보험료를 내고 떠넘기고 있다는 의미다. 재보험 의존도가 높다 보니 시장 개척에도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요율 산출 능력 등을 키워 재보험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며 “영국이나 일본 등 해외 손보사를 보면 일반보험을 앞세워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한 사례가 많은 만큼 일반보험 경쟁력은 국내 손보사에도 추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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