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차량 5,000여대를 실은 우리 국적 대형 화물선 한 척이 불법 수역 침입 혐의로 리비아에 억류됐다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리비아 한국대사관과 리비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한국 선박 ‘모닝 콤파스’(Morning Compass)호는 리비아 인근 수역에서 리비아 해군에 나포돼 근처 항구로 압송됐다. 현재 콤파스호는 리비아 동부 토부르크 정부가 점령한 지역의 한 항구에 억류돼 있다가 풀려났다. 리비아군은 “미스라타 항으로 향하던 한국 선박이 리비아 해역에 진입하지 말라고 경고를 했으나 이를 무시해 나포했다”고 밝혔다고 리비아 해럴드는 전했다. 미스라타는 현재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한때 장악했던 곳으로 리비아 내 3번째로 큰 도시이다.
또 다른 현지매체 리비아옵저버는 선박의 목적지는 이집트라고 보도했다. 이 선박에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5,107대가 실려 있었으나 한국 국적 선원은 타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선원들(!2명)은 대부분 필리핀 국적이며 리비아군은 선박 내에 무기류 등이 실려있는지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비아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주 튀니지 한국 대사관은 선박 억류 소식을 접한 후 리비아 측과 접촉해 석방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관계자는 “이 화물선에는 한국 선원은 없고 필리핀 등 제3국인 선원만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모닝 콤파스호는 군사지역으로 잘못 들어갔다가 상황 파악 후 풀려나 정상적으로 항해했다”며 “피해액은 추산해봐야겠지만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던 주리비아 한국대사관은 2015년 피습을 받은 후 인근 국가인 튀니지로 옮겨 해당 지역에 남아있는 국민들의 안전을 챙기고 있다.
/이수민·강도원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