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정책에 이어 국방 정책까지 이슈로 떠오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예산 증강 공약이 실현된다면 미국의 성장률 및 인플레이션 전망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당시부터 미군을 재건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주요 공약으로는 핵무기 시설 현대화, 사이버보안 투자 확대, 해군 군함·공군기 현대화 및 운용대수 증진 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께 국방 예산을 포함한 2018 회계연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예산안은 향후 4년 간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비 편성에 대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면에서 시사점이 있다.
사실 이미 의회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보다 더 높은 수준의 예산을 주장하고 있다. 미 상원 국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존 맥케인 의원은 미국이 수년간 국방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했으며 향후 관련 예산을 큰 폭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18 회계연도에 6,400억 달러를 배정하는 것을 제안했는데 이는 기존 예산보다 580억 달러나 높은 수준이다. 이에 더해 맥케인 의원은 향후 5년 간 국방비로 4300억달러를 추가 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 국방비 지출 계획을 살펴보면 현재 상황은 경기 후퇴기었던 1980년대 초나 회복기 초반이었던 2000년대 초보다는 1960년대 중반의 경제 국면과 더 유사하다. 1960년대 중반은 미국 경제가 확장기 5년차에 접어들었을 때로 실업률은 4.5%로 비교적 낮았고 인플레이션은 1.5% 정도로 관리됐다. 당시 국방비 초과분은 내수를 증진시켰고 임금, 상품 등의 가격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결국 소비자 물가가 빠르게 올랐고 1961년 1%였던 인플레이션은 1970년 6%대에 근접했다.
오늘날 미국의 경제적 조건은 이와 여러모로 비슷해 보인다. 7년 간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실업률은 4%대 중반에 머무르며 인플레이션은 약 2%로 안정적이다. 국내외 요인이 상이하긴 하지만 트럼프의 국방 정책에 힘입어 경제 성장률은 높아지고 임금과 인플레이션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1960년대와 같은 급속도의 성장은 어렵겠지만 전반적으로 1~2%의 일관된 상승이 가능할 것이며 이는 미국 연준이 및 금융시장이 현재 예상하는 수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렇기에 트럼프 대통령 예산의 세부사항이 공개되면 시장은 국방예산에 주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