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소난골 난제' 해결 물꼬…대우조선 "4월 위기설 가라앉나" 기대감

'소난골 드릴십' 용선주 엑손모빌 유력

차터 계약 성사 땐 '드릴십 인도' 가능해

1조 유동성 확보 급물살 탈 듯



대우조선해양 유동성 우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자체 운영 자금이 거의 바닥난 데 더해 올해 9,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도래, 채권단 지원 가능 자금 고갈, 수주 부진 등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겹치면서 ‘위기설’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속을 새까맣게 타들어가게 만드는 소난골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인도 지연은 이 같은 위기설의 진원지다.

◇다시 등장한 위기설=대우조선해양이 기존에 수주해놓은 선박을 원활하게 건조하려면 한 달에 8,000억~9,000억원의 운영비를 조선소에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조선경기 침체 영향으로 대우조선해양이 현금 유동성을 일으킬 수 있는 신규 수주가 급감했다.

선박을 새롭게 수주해 선가(船價)의 20~30%를 선수금으로 받고 이 자금을 조선소 운영에 투입하는 구조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런 선순환 구조가 깨진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이 현재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은 1,000억~2,000억원에 불과하다. 조선소를 돌릴수록 적자가 커지는 구조다.

이런 와중에 오는 4월 4,400억원을 시작으로 올해 총 9,400억원어치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는 점도 유동성 우려를 가중시켰다. 회사채 만기 연장이나 채무 재조정은 대우조선해양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금 상환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5년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지원을 약속받은 총 4조2,000억원의 자금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개념인 채권단 지원 가능 잔액은 현재 3,800억원 정도만 남았다. 4,400억원 회사채 상환도 빠듯할 뿐더러 회사 운영을 위한 자금 확보도 꽉 막힌 상황이다. ‘4월 위기설’이 제기되는 이유다.

관련기사



◇차터 확보 안간힘…엑손모빌 구세주 될까=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문제를 둘러싼 이 같은 우려를 단칼에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소난골 드릴십 인도다. 대우조선해양이 소난골에 드릴십을 인도하면 1조원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소난골에 드릴십을 인도하려면 소난골의 차터 계약이 필수적인 만큼 엑손모빌과 소난골의 협상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차터 확보는 소난골의 몫이지만 유동성 마련이 시급한 대우조선해양이 직접 나서서 소난골과 엑손모빌의 협상을 지원사격하고 있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소난골의 차터 협상을 돕기 위해 해양사업본부장인 김장진 전무를 다음주 중 앙골라 현지 협상 장소에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엑손모빌과 소난골 간 차터 계약이 성사된다면 드릴십 인도 협상 역시 급물살을 탈 수 있어 대우조선해양으로서는 ‘위기설’의 한 고비를 넘길 수 있게 된다.

채권단 역시 소난골의 차터 협상 진행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대우조선해양 유동성 확보 지원 방안 발표 시기와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4월 도래하는 회사채 만기는 문제없이 지나갈 수 있다”면서도 “3월 중 시장의 우려를 진정시키는 차원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확보 스케줄을 설명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분명한 것은 유동성 ‘지원’ 방안이 아니라 유동성 ‘확보’ 방안이라는 점”이라며 채권단 차원의 추가 자금 지원은 현재로서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재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