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서경씨의 샤넬보다_재테크]가만히 앉아서 돈을 번다고? '리워드앱' 탐방기

며칠째 몸이 좋지 않았던 서경씨. 급기야 연차를 내고 하루 동안 집에서 시체놀이를 하기로 맘 먹었다. 연차를 낸 아침 7시. 알람이 울리지 않는데도 절로 눈이 떠진다. 그렇다. 생체 시계는 이토록 정확한 것이다. 서경씨, 곧바로 친구에게 메시지를 남긴다.



“나 오늘 쉬는 날! 그런데 이렇게 일찍 일어났다. 완전 이득.”


“난 출근 준비 중. 오늘 뭐 할 생각?”

“일단 배고프니 모닝 라면 한 그릇. 그 다음엔 하루 종일 뒹굴뒹굴? 아하하”

“부럽부럽. 난 이제 지옥철로 고고씽. 흑”



서경씨 주방으로 가서 라면 봉지를 꺼내 든다. 부글부글 냄비에 담긴 물이 끓기 시작하자 파를 송송 썰고 계란을 탁! 넣는다. 마치 영화 제목 처럼 말이다. 그리곤 흡입 시작. 냄비 바닥을 보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4분. “설거지는 다음 생에”라는 말을 남기고 침대로 다시 몸을 던진다.



오늘은 공부고 뭐고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마음 먹은 서경씨는 스마트폰을 들고 엎드려 눕느다. 인기 애플리케이션(앱) 목록을 흩어본다. 재밌는 앱이 없을까나 궁리를 하며 스크롤을 내린다. 그리고 그 때 눈에 들어온 앱 한가지. 금융판 포켓몬 고? 눈이 커진 서경씨 다운로드 버튼을 꾸욱 누른다.

앱을 실행 후 ‘머니 즐기기’ 버튼을 누르자 카메라가 실행된다. 서경씨의 베개, 침대, 정돈 되지 않은 부엌이 스마트폰 화면에 그대로 비춰 진다. 검색범위를 설정하자 떠다니기 시작하는 아이템 몇 가지. 어랏. 미용실 쿠폰이 하나 뜬다. 포켓몬을 잡듯 떠다니는 쿠폰을 잡기 시작한다. 하나 둘 셋. 잡혀랏! 헉 놓쳤다. 숨을 가다듬고 다시 한번 도전한 끝에 미용실 20% 할인 쿠폰을 손에 넣는다. “오 예! 주말에 미용실이나 가야지” 서경씨, 완전 신났다.



하단의 레이더 버튼을 클릭하자 보이지 않았던 쿠폰들이 더 보이기 시작한다. 집 건너편 편의점 쿠폰, 커피 쿠폰, 은행 우대금리 적용 쿠폰 … 그러나 당장 쿠폰을 잡을 순 없었다. 집에서 거리가 너무 멀어 쿠폰 근처로 가야만 잡을 수 있다. 갖고는 싶지만… 절레절레, 쉬는 날 이불 밖은 너무 위험하다. 내일 출근길에 찾아보기로 마음먹고 다시 침대에 눕는다.


침대와 혼연일체 된 채 곰곰이 생각해본다. 놀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 있었다니 거 참 신기하다. 포털에서 검색해보니 이를 ‘앱테크’라 부른단다. 스마트폰 앱으로 하는 재테크로, 스마트폰 잠금화면을 활용해 광고를 시청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으면 사용자에게 캐시나 포인트로 보상을 해 준다고 한다. 사용자의 활동이나 참여로 보상을 하기 때문에 리워드앱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관련기사



서경씨, 곧바로 앱 검색 창에 ‘리워드앱’을 친다. 10개 정도 주르륵 뜬다. 그 중 가장 위에 뜬 앱을 다운 받기 시작한다. 이번 앱은 설문조사 리워드 앱이다. 설문조사에 참여하면 보상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설문 대상 자격이 있다. 키 170cm 이상인 여성, 형제가 세 명 이상인 남성 등 자격 요건이 다양하다. 오늘 서경씨가 참여할 수 있는 설문조사는 없는 모양이다. 다음 번에 다시 접속해보기로 서경씨, 일단 다른 앱으로 다시 눈을 돌린다.



이번에는 광고 시청 리워드 앱이다. 앱을 내려받은 뒤 실행하면 스마트폰 화면을 껐다가 켤 때 첫 화면에 다양한 광고가 뜬단다. 또 업체들이 홍보하는 앱을 내려받거나 이벤트에 참여하면 추가 적립금을 준다고 한다. 적립금이 2만원 이상 되면 현금으로 환급할 수 있고 롯데리아, 파리바게뜨 등 제휴 브랜드에서 돈처럼 쓸 수 있다. 하루에 한 두 번씩 광고만 시청하면 한 달에 1~2만원 정도를 벌 수 있다고 하니 참 신기한 앱이다.

조금 진화된 버전의 앱도 있다. 이번에는 광고만 시청하면 되는게 아니라 퍼즐을 맞춰야 한단다. 시작 버튼을 누르자 광고 화면 하나가 뜨고 5초 뒤에 일부분 사라진다. 사라진 부분에 들어갈 조각을 맞추면 게임이 끝난다. 한 게임에 20원 정도를 벌 수 있다. 이 앱 또한 2만 포인트 이상을 획득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다고 한다.

리워드 앱 탐방을 마친 서경씨. 어쩌다 보니 오늘도 열심히 재테크 공부를 하게 된 셈이 됐다. 역시 정보가 생명인 사회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스마트폰을 오래 보고 있었더니 눈이 시리다. 내 눈은 소중해! 서경씨, 이제 조금 쉬기로 한다.



드디어 스마트폰을 내려놓는다. 배도 부르고 스르르 잠이 온다. “티끌 모아 커피 사 마셔야지… 하루에 5분씩만 매일 매일 해서 커피 사 마셔야지” 중얼중얼 마지막 말을 남기고 서경씨, 행복한 평일 낮잠 모드로 빠져든다.

이주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