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금융회사로 확산 여부 주목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낙하산’ 논란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는 상근감사위원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최근 몇 년간 신한지주·KB금융지주 등 은행권 금융지주회사와 현대카드·현대해상 등 금융사들이 잇따라 상근감사를 없앤 가운데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계열사 4곳이 한꺼번에 이 같은 분위기에 동참하기로 결정한 만큼 아직 상근감사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다른 은행·보험사들의 향후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은 23일 열리는 이사회에 상근감사위원 폐지 안건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은 업무와 회계 감사를 위해 독립적 1인 감사 체제와 사외이사 중심의 감사위원회 체제 중 하나를 의무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금융회사는 감사위원회 체제를 유지하면서 감사위원 중 1인을 상근감사위원으로 두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 역시 그동안 감사위원회 내에 외부 출신 상근 감사를 선임해왔다. 하지만 이사회를 거쳐 다음달 주총에서 상근감사 제도 폐지가 확정되면 앞으로는 감사위원회를 순수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하게 된다.
한편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폐지 방침은 KB국민은행·교보생명·미래에셋생명 등 아직 상근감사위원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다른 금융회사들의 결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의 경우 상근감사제도를 유지는 하고 있지만 지난 2015년 1월 정병기 전 상근감사위원이 물러난 후 2년이 넘도록 여전히 공석으로 두고 있다. 공석이 장기화되면서 2015년에는 금감원 출신 내정설이 흘러나왔고 심지어 지난해 4월께는 금융 경력이 전혀 없는 청와대 출신 인사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금융권 안팎에서 돌기도 했다. 그만큼 금융회사 상근감사직은 정치권에서 우선순위로 꼽는 꽃보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