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기 퇴근을 유도하는 등 다양한 소비진작책을 내놓은 가운데 5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9일 ‘황금연휴’를 누릴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월 첫째 주는 1일 노동절, 3일 석가탄신일, 5일 어린이날이 각각 월·수·금요일이어서 화요일과 목요일만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4월29일부터 5월7일까지 최장 9일의 황금연휴가 된다. 정부는 지난해 5월5일 어린이날과 주말인 7∼8일에 있는 6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고 내수진작책을 시행해 백화점·박물관·놀이공원 등의 매출이 급증하는 등 적지 않은 ‘재미’를 봤다.
이 때문에 정부 내에서는 임시공휴일 지정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월 기자들과 만나 “5월 첫째 주를 황금연휴로 만들 여러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본격 행락철인 5월에 연휴를 쓸 수 있다면 내수진작에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21일 배경 브리핑에서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소비가 증가한 효과는 있었지만 중소기업 생산 등 조업일수가 줄고 해외여행이 증가하는 등 장단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23일 배포한 자료에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너무 큰 상황이어서 현재까지는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도 임시공휴일 지정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위해서는 경제효과 분석, 사회 각계 여론 수렴 등도 사전에 거쳐야 한다. 또 정부 입장에서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안 결정 이후 조기 대선이 4~5월에 열릴 수 있어 섣불리 일정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헌재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최종 결정에 따라 상반기 대한민국 전체의 스케줄이 완전히 뒤바뀔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미리 임시공휴일을 지정해버리면 해외여행객만 급증해 내수에 부정적일 수 있다. 실제 지난해 5월 임시공휴일 지정 결정은 연휴를 열흘 정도 앞둔 4월26일에서야 최종 확정됐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