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혼인 건수가 30만건 아래로 떨어졌다. 사상 최저치다. 출생아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해 저출산 구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점점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는 나라가 돼가는 셈이다.
23일 통계청의 ‘2016년 1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혼인 건수는 2만8,400건으로 1년 전보다 4,900건(14.7%)이나 줄었다. 12월 기준 통계를 작성한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3만건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8만2,000건으로 1974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적었다. 연간 혼인 건수는 1997년 30만건대에 진입했지만 20년 만에 다시 20만건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혼인의 감소는 출생아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출생아 수는 2만7,200명으로 전년 대비 4,700명(14.7%) 줄었다. 월별 기준 역대 최소치다. 지난해 전체 출생아 수도 40만6,300명으로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도 1.17명을 기록하며 2009년 1.15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일반적으로 혼인율이 떨어지면 2년 뒤 출산율이 낮아진다. 2014년 혼인율이 전년 대비 5.4%나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결혼하지 않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결혼 주 연령층인 1979∼1982년생의 인구 감소도 혼인 건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사망자 수는 2만5,400명으로 전년 대비 1,900명(8.3%)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사망자 수는 28만1,000명이었다. 모두 역대 최고치로 고령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해 12월 이혼 건수는 9,300건으로 500건(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 해 전체는 10만7,400건으로 전년 대비 1.6%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미성년 자녀를 둔 가정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협의이혼 의무상담제의 영향으로 이혼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