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28일 오전 11시 방송될 3.1절 특집 다큐멘터리 ‘독도 DNA’는 식물분야에서 해양생태계분야와 미생물분야까지 독도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 연구 현장을 밀착 취재하고, 수 십 년 연구 끝에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놀라운 성과들을 소개한다. 더불어 독도의 생물주권 확립을 위한 정책적 시스템의 현 주소와 앞으로의 방향을 짚어본다.
독도 자생식물인 섬기린초. 이 식물의 학명은 ‘Sedum takesimense Nakai’다. 독도를 뜻하는 일본어 ’다케시마‘가 들어가 있다. 또한,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금강초롱의 학명은 ‘Hanabusaya asiatica Nakai‘이다. 한일합병 당시 초대일본공사인 ’하나부사‘의 이름이 올라있는 것이다.
일제강점기 창씨개명은 사람만의 일이 아니었다. 일본은 식민지수탈정책의 일환으로 한반도의 생물자원을 주목했다. 그들은 생물자원의 가치와 힘을 그때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2014년 10월, 세계 각국은 생물유전자원의 주권을 인정하는 ‘나고야 의정서’를 통해 본격적인 생물자원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 시점에서 독도의 생물주권 확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의 의무다.
한반도 고유식물 527종 가운데 일본 학자 이름으로 학명이 등록된 식물은 모두 327종이다. 무려 62%에 달하는 수치다. 식물의 호적이나 다름없는 학명이 일본어와 일본인 이름으로 도배된 것이다. 그 시작점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식물학자였던 ’마키노‘와 ’나카이‘가 있다. 일본현지에서 그들의 실체를 추적하고 그들이 가져간 우리의 식물자원의 현황을 파헤쳐본다.
일제강점기에 우리 손으로 우리의 식물을 연구하고 조사할 기회를 빼앗겼던 우리 식물학계가 분자적 연구(DNA 분석)의 성과로 독도식물 연구의 선취권을 되찾고, 세계에 독도 생물주권을 알리고 있다. 독도식물의 DNA 속에는 대양도 독도에서 살아남은 진화의 비밀이 숨어있다.
해양수산부는 2014년 독도 수중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독도 바닷속 생태지도 5포인트(큰가제바위, 독립문바위, 해녀바위, 혹돔굴, 동도연안)를 공개했다. 그리고 2016년에 다시 3곳(삼형제굴바위, 코끼리바위, 똥여)의 포인트가 완성됐다. 이 지도는 독도의 수중지형과 종 다양성 및 서식분포 등을 장기간, 체계적인 정밀조사를 통해 수집하고 그 정보를 압축한 것으로 해양생태계의 변화상을 추적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다.
독도는 ’미생물의 천국‘이다. 학계는 1천 여 종 이상의 미생물이 독도에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경북대 김사열 연구팀은 지난 8년간의 조사를 통해 독도에서 80여 종의 신종 후보군을 발견했고, 신종미생물 3종의 학명에 ‘독도’라는 단어를 넣어 국제학계에 발표했다. 그리고 콘크리트를 강화하거나 전기를 발생하는 등 독도 미생물의 유용한 기능을 확인했다.
‘생물다양성협약’에 따르면 생물유전자원의 권리를 갖기 위해서는 자국 생물종의 자세한 목록을 작성할 의무와 이들을 보존, 연구할 책임이 함께 주어진다. 하지만 지금까지 독도생물에 대한 과학적 연구들은 여러 기관에 의해 산발적으로 이뤄져 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립생물자원관이 나섰다. 그 동안 이뤄진 독도 자생생물 다양성 연구결과를 집대성해서 국가기관 차원의 종합적인 독도인벤토리 구축을 시작한 것이다.
기존 헬기촬영으로는 담을 수 없었던 독도의 생생한 4K 드론 영상을 만날 수 있는 ‘3.1절 특집 다큐멘터리 독도 DNA’는 오는 28일(화) 오전 11시에 MBC에서 방송된다.
/서경스타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