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 회장 선출 과정을 이렇게 정리했다. 전경련 회장 구인난이 그만큼 심각했다는 것이다.
위기에 빠진 전경련이 결국 허창수 회장 유임을 택했다. 현 상태에서 전경련을 맡는 수장을 바꾸기에 현실적 한계가 있는 만큼 개혁 방안이 마무리 된 후 새 회장을 뽑겠다는 것이다.
이날 퇴임할 것으로 알려졌던 허 회장도 이같은 전경련의 절박한 사정을 뿌리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허 회장은 전경련 개혁방안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차기 회장을 뽑고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그룹들이 모두 전경련을 빠져 나간 가운데 전경련은 완전히 해체되기보다는 해체에 버금가는 탈바꿈을 추진한다.
전경련 탈퇴 여부를 밝히지 않은 그룹들이 대부분 전경련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혁신에 가까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날 정기 총회에서 어떤 쇄신안이 나올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전경련이 지금과 같은 대기업만의 이익집단이 아닌 한국 자본주의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기업이 정치권의 외풍을 견딜 수 있는 단체는 필요하다”며 “단지 한국 자본주의의 방향과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