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정을 위한 완전국민경선에 24일까지 약 90만명이 몰리면서 매머드급 선거인단 구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20만 명에 달하는 민주당 권리당원의 10배에 가까운 비(非)당원이 유입돼 치러지는 경선의 향배를 놓고 각 캠프는 다른 셈법을 내놓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경우 선거인단이 커지면 커질수록 문재인 전 대표를 역전할 계기가 마련된다며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선거인단 규모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안 지사 측의 한 관계자는 “200만명 이상이면 중도·보수 지지층이 많이 유입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250만명 이상일 경우 의외의 선거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250만명 정도가 모이면 민주당 지지층보다 중도·보수층이 많이 참여한 것으로 봐야 하고 이는 안 지사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안 지사가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문 전 대표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보수층에서는 문 전 대표를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안 지사 측은 선거인단 모집을 늘리기 위해 선거인단 모집 기간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선거인단 명부 정리작업을 위해 지역 순회경선 시작 이전에 선거인단 모집을 일괄 마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대해 안 지사 측은 각 지역별로 선거인단 모집을 마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 측 역시 선거인단 모집 기간을 늘리자는 안 지사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 측은 선거인단 모집 기간을 늘리자는 의견에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논란을 키우고 싶지 않고 타 후보의 주장을 다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라며 “안 지사 측의 주장대로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선거인단이 확대되면 안 지사나 이 시장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을 부정했다. 그는 “모집단이 늘어날수록 국민의 민심을 정확히 대변할 수 있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여론조사와 같이 선거 결과가 나올 것이다. 우리도 많은 국민이 경선에 참여하시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성호 민주당 의원 등 이 시장 측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자별 토론회 개최에 미온적인 당 지도부와 문 전 대표를 질타했다. 이들은 “이런 깜깜이 선거로는 국민이 원하는 정권교체의 적임자가 누구인지 가려낼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은 “탄핵이 인용되기 전에 서로가 ‘선의’ 발언이나 ‘포퓰리즘 공약’ 등 논란거리를 놓고 싸우고 있을 수 있겠느냐”며 “탄핵 이전에는 탄핵과 관련한 후보 토론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탄핵 이후에는 이미 9번의 토론회가 예정됐다”면서 이 시장 측의 주장을 빈약한 공세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