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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석의 팔도맛기행]<5>시내식당의 광양불고기



불고기라고 하면 보통 간장에 양념을 한 육수에 야채와 당면을 넣고 구워 먹는 서울식 불고기를 떠올린다. 서울불고기는 60년대부터 시작됐다는 설이 유력한데 일본 요리의 영향을 받아 단맛이 강한 게 특징이다.

하지만 좀 더 살펴보면 불고기에는 서울식 외에도 몇 가지 종류가 더 있다. 서울불고기 다음으로 유명한 것이 언양불고기와 광양불고기다. 언양불고기는 말그대로 경북 울주군 언양지방이 본산으로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이 일대에서 길을 닦던 근로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전국구로 자리 잡았다. 언양불고기는 고기를 양념을 재우는 대신 양념에 담갔다가 바로 꺼내 석쇠에 올려 구워 먹는다. 언양불고기는 서울불고기에 비해 양념이 적어 고기 맛이 풍부한 편이다. 언양 불고기는 최근들어 서울에도 전문점이 생겨나면서 유명세을 얻고 있다.


이 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광양 불고기도 빼놓을 수 없다. 광양불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은 서울에서 찾기 힘들기 때문에 광양에 갈 기회가 있다면 한 번쯤 맛을 보는 게 좋다.

매화의 화신(花信)을 따라 찾은 광양시에는 지역 특산물로 자리 잡은 불고기집들이 산재하는데 대부분은 광양식 불고기를 주종으로 하고 있다. 광양식 불고기는 얇게 저민 고기를 다지지 않은 채 양념을 찍어 석쇠에 구워 먹는 방식이다. 요리법으로 보면 서울식 불고기보다는 언양식에 가까운 셈이다.

광양불고기는 국물이 없기 때문에 이 곳에서는 서울식 불고기를 불고기전골이라고 부른다.

/사진=우현석객원기자/사진=우현석객원기자


/사진=우현석객원기자/사진=우현석객원기자


광양불고기의 재료는 부채살과 설도를 사용하며, 양념은 참기름, 설탕, 간장을 섞어 만든다.


광양에서 이름 난 맛집인 시내식당은 개업한 지 60년 된 노포(老鋪)로 원길수씨가 창업한 것을 배일선(71)씨가 이어받아 36년째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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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서 광양불고기를 먹어 본 느낌은 서울식불고기와 로스구이의 중간쯤 되는 듯 햇다.

지배인 배성진씨는 “주재료인 한우는 설도, 호주산은 부채살을 쓴다”며 “질긴 부분 발라낸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숙성 없이, 즉석에서 양념을 해 구워 먹는다”고 말했다.

이 집은 주종목인 광양불고기 한 가지에, 식사로 누룽지, 소면, 냉면을 준비해 놓고 있은데, 식사에 곁들이는 빨간국이 유명하다. 빨간국은 광양에서도 이 집에만 있는 메뉴로 고추가루 등으로 양념을 한 육수에 남은 고기와 파절이 등을 넣고 석쇠에 올려 끓여 먹는다.

가격은 광양불고기 국내산이 180g 1인분에 2만2,000원, 호주산 1만5,000원이며 식사로는 누룽지 2,000원 소면 3,000원, 냉면 4,000원을 받고 있다. 자리는 340석으로 넉넉한 편이다.

/우현석 객원기자 hnskwoo@hanmail.net

우현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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