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일어나지도 않은 ‘스웨덴 테러’를 언급해 논란을 빚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프랑스 파리를 테러위험지역으로 지목해 프랑스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자신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각각 2015년 11월과 지난해 7월 테러가 발생했던 파리와 니스를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자신의 친구 ‘짐’이 프랑스 여행을 좋아한다며 운을 뗀 트럼프 대통령은 “짐에게 ‘파리는 어때?’라고 물었더니 ‘거기는 안 간다. 파리는 예전의 파리가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얘기의 교훈은 파리에서 일어난 일이 미국에서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급진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이 나라에 아예 발을 못 붙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프랑스가 연이은 테러로 관광산업에 타격을 입었다는 점을 앞세워 자신의 반이민 정책을 방어한 것이다.
프랑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곳에는 유통되는 무기도, 군중에게 총을 쏘는 사람도 없다”며 미국의 총기규제가 더 문제라고 꼬집으면서 “우방국을 향해서는 아주 조금의 불신도 보여서는 안 된다. 미국 대통령에게 이 같은 행동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트럼프와 그의 친구 짐에게. 에펠탑에서 우리는 미키·미니마우스와 함께 파리의 활력과 개방정신을 기념한다”고 응수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8일에도 “어젯밤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을 보라. 스웨덴은 많은 사람(난민)을 받아들였고 이 때문에 그동안 가능하지 않았던 문제들이 생겼다”며 아무런 근거 없이 스웨덴 테러 발생을 시사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