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北 단교' 촉구한 말聯 장관들의 강경대응론 주목한다

북한의 김정남 암살에 쓰인 독극물이 화학무기로 사용되는 VX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말레이시아 경찰 조사 결과로 확인되면서 국제사회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장관들은 북한과의 외교관계 단절까지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을 테러국가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의회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다. 신경성 독가스의 일종인 VX는 유엔이 대량살상무기로 지정할 정도로 살상력이 강해 국제사회는 일찌감치 생산과 유통·보관을 일절 금지하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북한의 만행이 속속 드러나자 모하멧 나즈리 압둘 아지즈 말레이시아 문화관광부 장관은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해도 상관없다”며 “일본은 북한과 단교한 지 5년이 넘었지만 어떤 문제도 겪지 않는다”며 초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이는 앞서 지난 24일 아맛 자힛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가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하겠다는 발언에 비해 한 발짝 더 나아간 것이다. 모하멧 장관의 발언에 국방부와 교육부 등 다른 부처 장관도 잇따라 지지 발언을 쏟아내 대북 강력 대응론은 점차 확산되는 모양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실제 외교관계를 단절하는 초강경 조치에 나설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내각에서 잇따라 제기되는 단교론은 북한이 말레이시아 경찰 수사를 ‘날조’ ‘모략’ 운운하며 부인한 것에 대한 경고 차원을 훨씬 뛰어넘는다. 자국 영토에서 벌어진 북한의 암살 사건을 범죄와 인권 문제를 넘어 테러 대응과 국가 안보 차원에서 다루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983년 아웅산 폭탄 테러 당시 미얀마 정부는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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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나라에서 화학무기로 테러를 자행한 북한은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를 피할 길이 없다. 때마침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7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34차 유엔인권이사회 총회에 참석한다고 한다. 외교당국은 김정은 정권의 잔혹성과 무도함을 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대북제재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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