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소속의 한 교수가 수업 시간 중 반복적으로 ‘병신같은’ 등의 막말을 내뱉고 죽비를 사용해 체벌하는 등 인권침해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교수는 시립대 징계위원회에 회부 됐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교수에게 특별 인권교육 이수를 권고했다.
27일 인권위에 따르면 시립대 학생 A씨는 이 교수가 수업 중 학생에게 ‘병신같은’ ‘모자란’ 등의 막말을 일삼고 죽비를 사용해 학생들 어깨를 치는 등 체벌을 한 것은 물론 여학생들에게 출산계획을 반복적으로 질문한 것은 인권침해라며 지난해 12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조사 결과 해당 교수는 지난해 2학기 한 수업에서 학생에게 ‘어릴 때는 맞고 자라야 한다. 맞으면서 수업을 들을 자신 없으면 나가라’고 하며 체벌을 정당화 하는 발언을 했다. 이후 자신의 질문에 답을 못하는 학생들의 어깨를 죽비로 때기거나 머리를 주먹으로 때렸다. 이도 모자라 ‘병신’ ‘모자란 새끼’ 등의 막말을 일삼았다.
인종 차별적 발언도 서슴없이 내뱉었다. 지난해 9월 수업시간에 오존층 파괴에 따른 신체적 피해 등을 설명하면서 ‘신기하게도 깜둥이는 안 걸려요’ 등의 발언을 했다.
여학생에게는 ‘자식을 낳지 않을 거면 수업을 듣지 마라. 여자는 애를 낳아야 하니까 컴퓨터를 많이 하면 안 되고, 집에서 책을 읽어라’ 등의 차별적 발언도 더했다. 해당 교수는 평소에도 ‘애를 몇 명 낳을 것이냐’는 질문을 수업 중 반복적으로 던지며 인권 침해적 발언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해당 교수는 “본인 수업 방식이 일방적인 강의식 교육이 아니라 학생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창의적인 생각을 도출하는 방식”이라며 “신체를 죽비로 때린 거 역시 직접적 신체 접촉을 불쾌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어 수업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활용했다”고 해명했다.
수업 중 출산과 관련한 끊임없는 질문을 한 데 대해서는 “수업 중 출산과 육아가 부모에게 행복을 주고 애국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하면서 남녀학생 모두에게 출산계획이나 계획의 변경에 관해 질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병신같은’ ‘모자란’ 등의 표현 역시 비방 의도 없이 학생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나온 말이라는 답을 내놨다.
해당 교수는 “지난 30여 년간 강의하면서 누군가로부터 수업 방식에 대한 지적이나 불만을 들어본 적 없지만, 과거에 정당했던 것이 현재에도 정당하다고 생각지는 않다”며 학생에게 지난해 12월 공개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 교수는 지난 달 시립대 교원윤리 규정 제 11조 ‘상호존중과 차별금지 및 비밀보호’ 제1항 및 제 2항 ‘성차별적 발언’ 위반혐의로 징계위원회에 회부 된 상태다.
인권위는 “학문적 진리를 탐구하면서 학생을 가르치는 대학교수로서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진실성, 도덕성, 윤리성이 요구됨에도 이를 위반했다”며 해당 교수에게 인권위가 실시하는 특별인권교육을 수강하도록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