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인천시에 따르면 부평 산곡동에 지은 인천 부평공단 여성 근로자 아파트 1호는 미혼 여성 근로자의 전용 주거 공간으로 금남(禁男)의 집으로 불렸다.
1989년 7월 29일 첫 입주자 시작된 이래 28년간 미혼 독신여성의 보금자리로 현재 200가구에 319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우리나라 산업화 시대의 산물로 꼽힌다. 1970~1980년대 부평국가산업단지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면서 많은 여성들이 부평으로 몰렸다.
지방에서 올라온 대다수 여성 근로자들이 하루 12시간 넘게 노동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으나 먹고 잘 곳이 마땅치 않았다.
이에 근로복지공단이 주변 시세의 절반 가격에 아파트를 건립해 임대 하면서 한 가구에 3~4명씩 생활했다.
아파트가 별로 없던 시절인데다 시설도 좋아 입주하려는 대기자들이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부평국가산업단지의 일부 공장이 지방으로 이전하고 업종이 바뀌면서 입주민이 줄기 시작했고 현재는 70가구가 빈 상태다.
일부 가구는 부평국가산업단지 내 근로 여성 대신 보육교사, 간호조무사, 일반 사무직 여성들이 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아파트는 지은지 30여년이 가까워지면서 시설이 낡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행복주택을 짓기 위해 내년 9월 재개발을 시작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경제발전을 이끈 부평국가산업지 내 여성 근로자의 애환이 서린 장소가 사라져 아쉽다”며 “행복주택을 지으면 직장 여성 근로자가 먼저 입주하도록 배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