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황 권한대행의 특검수용 거부 소식이 전해지자 야4당 원내대표는 재빨리 국회에서 회동 일정을 잡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세 야당은 탄핵에 공조키로 했고, 야당이지만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바른정당은 추후 논의를 거치기로 결정했다.
바른정당을 제외한 야3당만으로도 166개 의석을 확보할 수 있어 탄핵안 의결정족수(150석)는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세 야당이 초강수를 둔 것은 촛불 민심이 야권의 최대 지지층으로 떠오른 상황을 고려하면 황 권한대행에 대해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검 연장 거부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반감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국회가 특검 무산을 방조했다는 비난 여론에 처할 수 있다는 것.
아울러 민주당의 경우 다른 야당이 탄핵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탄핵에 반대한다면 ‘책임론’이 제기될 우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날 국민의당에서는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 당시 민주당이 ‘선(先) 총리 교체-후(後) 탄핵’이라는 국민의당 제안을 거부한 것이 이날 특검연장 불수용 사태를 불러왔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도 “황 권한대행의 폭거에는 야당의 책임도 크다. 최대한 모든 조치를 해서 압박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내 일각에서는 지나친 국정 혼란을 부추긴다는 비난 여론에 부딪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중진 의원은 “국정 공백이 길어진다면 외교·안보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
여기에 조기대선을 앞두고서 거듭된 탄핵 추진이 자칫 보수층의 결집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야권은 이런 탄핵안 추진과 동시에 열리는 본회의에서 새 특검법을 직권상정해 수사 기간 연장을 꾀하기로 결정했다.
특검 연장을 원하는 지지층의 열망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플랜B’를 제시하겠다는 것. 새 특검법을 내면서 부칙 조항 등을 활용하면 박영수 특별검사가 수사를 계속할 수 있다는 해석도 야권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정세균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수용할지는 미지수.
이에 대해 야권의 한 관계자는 “황 권한대행이 특검 연장안 수용 거부 입장을 밝히기 전에는 정 의장이 직권상정에 대한 부담이 컸다”며 “이제는 황 권한대행의 입장도 분명히 나왔고 이에 대한 국민의 반발 여론도 거센 만큼 의장이 결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