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3조 달러(약 3,600조 원) 규모의 거대 인프라 프로젝트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를 앞세워 국제정치적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일대일로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그 과정에서 혜택을 입을 서구 기업 및 투자자들을 알아보았다.
마천루가 즐비한 해안 도시 두바이는 실내 스키장, 금괴 자판기, 야자수 형태의 거대 인공 반도까지 각종 기묘한 사치들로 가득 차있다. 그런데 내륙으로 약 10km 정도 들어가면, 모습은 덜 요란하지만 특이함은 결코 부족하지 않은 무언가가 한창 건설되고 있다. 바로 중동 최초의 석탄화력발전소다.
두바이가 속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에너지 공급 다변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 두바이는 2030년까지 천연가스와 태양광 발전의 균형을 맞추고, 전체 에너지의 7%를 석탄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그 첫 단계가 대규모 ‘청정 석탄’ 프로젝트다. 지난해 11월 초 착공된 이 공사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동은 석유가 풍부하지만 석탄 발전 관련 전문성은 부족하다. 하지만 예상 밖의 도움 덕분에 두바이에는 큰 문제가 없을 듯하다. 20억 달러 규모의 이 석탄 프로젝트는 중국 정부와 은행들로부터 14억 달러를 지원 받아 중국 근로자들이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은 석유 부국에 왜 대규모 지원을 했을까? 중국의 야심 찬 해외투자 프로젝트 ‘일대일로’가 두바이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해 중동·유럽·아시아의 잠재적 동맹국 60여 개국과 통상 및 외교관계를 강화하고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자국 동부 해안에서 시작해 신장자치구의 사막, 중앙아시아 스텝 일대를 거쳐 멀리 서쪽으로 스페인과 스칸디나비아 반도까지 이어지는 일대일로 인프라 건설에 향후 10년간 1조 달러, 장기적으론 3조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중국개발은행(China Development Bank)에 따르면, 이미 약 9,00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계획 또는 진행 중이며, 최초 프로젝트들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상태다. 파키스탄의 카라치 Karachi에 건설 중인 21억 달러 규모의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은 올해 말 끝날 예정이다. 공사를 시작한 지 불과 40개월 만에 건설을 마무리하는 셈이다.
일대일로는 중국의 역대 최대 해외 투자 프로젝트다. 그 규모는 역사를 바꾼 미국의 투자 프로그램 ‘마셜 플랜’-2차 세계대전 이후 잿더미가 된 서유럽 재건에 기여했다-보다 12배 이상이나 크다(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수치다). 일대일로는 중추적 기반시설 투자에 굶주려 있던 신흥국에 발전소, 철도, 송유관 건설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서구의 엔지니어링·건설 대기업들은 (트럼프 정부가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이라 하더라도) 미국, 유럽, 중국보다 이들 국가의 성장 기회가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어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마셜 플랜이 그랬듯, 일대일로는 단순한 박애주의의 소산이 아니다. 자국의 경기둔화로 인해 중국의 거대 인프라 국영기업들은 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중국 경제의 제조업 비중이 감소하고 내수 위주로 체질이 바뀌면서, 공장을 가동하고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신규 프로젝트가 필요해졌다. 미국과 유럽의 개도국 경제개발 투자가 전보다 소극적으로 변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새롭게 명명한) 일대일로 계획은 중국의 대외이미지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렇다고 서구 기업들이 이 과정에서 이득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발전용량 2,400MW의 두바이 하샨 Hassyan 석탄 프로젝트 건설은 지난해 7월 서명식과 함께 계획이 확정되었다. 이 행사에는 시공업체인 중국 기업과 운영주체인 사우디 당국 외에도 GE의 임원이 참석했다. 파트너 자격으로 당당하게 서 있는 임원의 뒤로는 익숙한 파란색 GE 로고가 걸려 있었다. 이 프로젝트에서 맡은 GE의 역할은 단순한 조연을 넘어선다. GE의 인맥과 전문성을 활용하지 않고선 하샨 발전소 같은 거대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GE 중국지사의 레이철 두안 Rachel Duan 사장 겸 CEO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일대일로는 GE에게 굉장히 중요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그녀가 이끄는 GE 중국지사는 80억 달러 규모와 직원 2만 3,000명을 보유한 큰 사업체다. 현지 업체와의 제휴로 세워진 34개 합작벤처를 통해 풍력터빈부터 송유관 장비까지 각종 제품을 제조하는 것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GE의 중국 내 최대 고객은 대형 국영기업이다. 두안은 두바이 같은 고객의 해외 진출 지원에 최적화된 회사가 바로 GE라고 주장했다. GE 중국지사는 일대일로 계획에 포함된 65개국 중 60개국에 이미 진출한 상태다. 일대일로에 동참하면, 장비 제조 분야에서 최소 20억 달러의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GE 정도 규모의 회사라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두안은 중국 업체들이 GE를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어려운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일 기업이나 국가의 힘만으론 사업을 성공시킬 수 없다.”
프로젝트가 실제 성공을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각에선 중국이 동맹국 확보를 위해 무차별적으로 현금을 뿌린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 관점에서 일대일로는 중국 기업과 대형 다국적 기업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회사 주주들이 무시하기 힘든 유혹이다.
신(新) 실크로드
일대일로의 기원은 역사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실크로드는 중앙아시아 스텝 지대와 팔레스타인, 터키를 가로지르며 수백 년간 중국 무역상을 중동 및 유럽과 연결해왔다. 짐마차와 범선에 의존하던 시절, 실크로드 무역은 당시 배타적이었던 중국의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에 거의 기여를 하지 못했다. 반면 현대의 일대일로는 훨씬 더 강력한 국제관계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3년 공식 발표된 일대일로 계획은 시진핑 주석의 야심작이다. 중국정치 전문가인 홍콩중문대(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윌리 램 Willy Lam 교수는 “시 주석이 현대 중국 지도자들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군사 및 경제적 통제권을 장악했다”고 평가했다. 일대일로는 시 주석의 다음 목표인 중국의 대외 영향력 확대를 위해 잉태되었다. 램 교수는 “일대일로는 중국의 하드파워 및 소프트파워를 멀리 동아프리카까지 확산시키기 위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나서지 않았다면 (…) 계속 미국에 의존했을 국가들과의 관계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매킨지 McKinsey 홍콩지사의 조 은가이 Joe Ngai 대표는 중앙아시아·남아시아·아프리카 지역 신흥국의 인프라 수요를 연간 2조~3조 달러로 평가하고 있다. 일대일로의 육상 요소인 ’일대‘를 통해 이 수요를 공략한다는 게 시 주석의 전략이다. 철도와 송유관 같은 각종 기반시설 네트워크가 중국 북서부를 출발해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를 가로지르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대‘는 아시아 국가들을 지난 후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벨로루시와 폴란드를 거쳐 유럽으로 향하게 된다. 금융위기 이후 긴축으로 인프라 투자가 위축된 유럽 국가를 공략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일로’는 (다소 불명확한 부분은 있지만) 중국 남해안에서 인도네시아까지, 또 서쪽으론 아프리카·중동·남유럽 항로를 따라 항구를 개선한다는 해상운송 투자 계획이다. 그러나 해당 지역 중 상당수는 이미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집중 투자를 받아왔다. 그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일대일로가 기존 정책을 포장한 그럴싸한 허울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럼에도 새 프로젝트는 단순히 피상적이라고 볼 수 없는 엄청난 규모의 액수를 약속하고 있다.
정책 결정자
중국은 향후 10년간 일대일로에 연간 1,0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 3조 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은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개발은행, 국영기업, 지방정부가 조달하게 된다. 자금지원 절차는 매우 복잡하지만, 최근 중국이 세계은행에 대한 반대급부로 출범시킨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 AIIB)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AIIB의 최초 지원금액은 1,000억 달러다. 중국이 전체 재원의 3분의 1에서 2분의 1 정도를 책임질 예정이지만, 중국 외에도 약 60개국이 AIIB에 가입한 상황이다.
AIIB 이사회는 지금 가치 있는 투자처를 찾고 있다. 중국 관료들도 마찬가지다. 홍콩 소재 리서치 업체 게이브칼 드래거노믹스 Gavekal Dragonomics의 아서 크로버 Arthur Kroeber는 최근 “[중앙정부로부터] 일대일로 할당을 받은 지방정부와 시 정부들이 좋은 프로젝트를 찾기 위해 앞다퉈 대표단을 파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 투자는 결국 시진핑 행정부가 결정한다. 중앙정부가 파트너 희망 국가를 선정하면, 해당 국가가 지원 후보 프로젝트를 제시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정치경제적 요소를 모두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국가라면 건설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를 기꺼이 감수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경제적 이익을 낼 수 있는 프로젝트에 투자할 공산이 크다. 일대일로의 정치적인 측면은 2015년 10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Rodrigo Duterte 필리핀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드러났다. 기존 동맹국들과 거리를 두는 과정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유명세를 탄 두테르테는 이 방문에서 시진핑의 호의를 얻어냈다. 필리핀 측도 중국으로부터 총 240억 달러 규모의 항구, 광산, 철도 건설 지원 약속을 받아냈다.
돈의 흐름
일부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이미 진행 중이다. 중국과 태국, 싱가포르를 잇는 230억 달러 규모의 고속철도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파키스탄 남부에선 아라비아 해 해안선을 따라 대형 석탄화력발전소 2기가 건설되고 있고, 550억 달러 이상이 투자된 러시아-중국 간 시베리아 횡단 가스관 건설도 진행되고 있다. 유럽에선 강 유역을 따라 폴란드,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로 이어지는 대형 운하 사업이 체코에서 펼쳐지고 있다. 중국과 체코 정부는 이 프로젝트에 각각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다국적 회계기업 PwC의 컨설팅 부문 ‘스트래티지&’ 에 따르면, 연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일대일로 투자 중 약 50%는 콘크리트와 철강 등 원자재에 사용된다. 중국의 근본적 목표는 내수 부양이다. 국내 건설 열풍이 잦아들어 중국 철강기업들이 과잉 생산에 허덕이자, 중국 정부는 이 공급량을 흡수할 수 있는 일대일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편, 전체 지출의 30~40%는 건설·엔지니어링·첨단기술 설비에 배정될 예정이다. 중국 대출기관으로부터 주도적 사업을 따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중국의 설계조달 시공업체들(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 EPC)이 이 단계를 주도할 것이다. 중국의 최종 목표는 경제적 자생력이 있는 프로젝트에 민간 투자자를 참여시키는 것이다. 예컨대 파키스탄의 한 발전소 프로젝트는 카타르의 국부펀드가 지분의 49%를, 중국 건설업체 중국전력건설(Power Construction of China)이 나머지 51%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건축공정총공사(State Construction International), 중국야금과공공사(Metallurgical Corp. of China), 중국에너지건설그룹(China Energy Engineering Corp.) 등 EPC들은 일대일로 국가들과 굳건한 관계를 구축한 경험을 거의 갖고 있지 않다. 이 지점이 서구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이들 국영 건설기업들은 대출을 받아 투자를 진행하면서 서구의 대형 토목 및 건설업체들과 하청 계약을 맺을 전망이다. 스트래티지&의 일대일로 총괄 조슈아 야우 Joshua Yau는 “대개는 서구 업체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 업체는 해당 지역과의 관계와 과거 수주 실적을 내세운다. 반면 중국 기업은 낮은 비용과 국내에서 조달한 자금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서구에선 어떤 기업이 승리할까
그렇다면 EPC들은 어떤 기업을 선택할까? 사업 초기인 현재까지는 미국의 GE와 허니웰 Honeywell, 독일의 지멘스 Siemens, 스위스-스웨덴 다국적기업 ABB, 이탈리아-아르헨티나 기업 테킨트 그룹 Techint Group 등 이미 중국과 협력 중인 기업들이 우세해 보인다. 이들 기업의 모국은 대부분 AIIB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정부가 일대일로 건설 열풍에 참여하는 것을 막지는 않았다. PwC의 예상에 따르면, 향후 몇 년간 일대일로는 이들 기업에게 연매출 100억~200억 달러를 추가로 안겨줄 전망이다.
일부 서구 국가들은 초기 프로젝트를 잡기 위해 지금도 노력 중이다. 허니웰 입장에서 중국은 가장 큰 해외시장이자 성장 동력원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마카오에서 중국 내 20개 엔지니어링 기업을 대상으로, 자본의 해외진출을 통해 과잉생산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홍보를 한 바 있다. 허니웰 관계자들은 “석유·가스 프로젝트, 허니웰의 지원이 필요한 호텔·병원 같은 신규 인프라 건설 사업에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은 더욱 빠르게 뛰고 있다. 유럽 최대 엔지니어링업체 지멘스는 중국에 70개 합작벤처를 거느리고 있다. 아직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가를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현재 다수 사업을 내부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E의 경우, 두바이 하샨 석탄발전소를 포함해 10여 개 프로젝트에 이미 참여 중이다. 지난해 10월 존 라이스 John Rice GE 부회장은 중국 건설업체 경영인들이 모인 베이징의 한 자리에서 GE의 전문성과 세계적 네트워크를 홍보했다. 다른 자리에선 “향후 몇 년 내에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GE에 50억 달러 가량의 추가 연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의 가격 하락으로 큰 타격을 입은 대형 원자재 기업들도 일대일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초기 투자 중 상당한 금액이 원자재 매입에 사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BHP 빌리턴 BHP Billiton과 리오 틴토 Rio Tinto 등 대형 광산업체들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의 금속 수출이 회복되면 자사 철광석의 수요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얼마 전 리오 틴토 CEO에서 물러난 샘 월시 Sam Walsh도 작년 초 “이걸 다 해내려면 당연히 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확장인가, 욕심인가?
일각에선 일대일로가 정치적 효과만큼 경제성을 가지게 될 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홍콩중문대의 램 교수는 “대형 기간시설 프로젝트는 본질적으로 애물단지가 될 것”이라며 “개도국이라면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는 “엄청난 운영비와 보안 관련 비용을 제외해도, 최초 투자금 회수에 최소 30년은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램 교수는 발루치스탄 Balochistan 지역을 중심으로 파키스탄 서부에 총 500억 달러를 투자해 항구, 철도, 도로를 건설한다는 중국의 계획이 최근 분리주의 테러 활동 때문에 난관에 처한 것을 예로 들었다. 엔지니어 납치 방지를 위해 중국군이 투입되면서,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그러나 이런 장애들은 서구 대기업에겐 별 문제가 안될 지도 모른다. 이들의 장비와 노하우가 투입되는 프로젝트들은 중국 정부가 나서지 않았더라면 존재하지 않았을 계획들이다. 투자 수익성 여부와 상관없이, 인프라를 통해 장기적 탄력을 받은 해당국 경제가 향후 다국적 기업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지난해 가을 개최된 GE의 베이징 행사 당시, 라이스 부회장의 발표에 이은 다음 순서는 패널 토론이었다. 세계은행 출신의 요아힘 폰 암스베르크 Joachim von Amsberg AIIB 부총재, 허야페이 He Yafei 전 중국 외교부 부부장 등이 이 토론에 참여했다. 연단에서 허 부부장은 미국과 영국이 자국 정치권의 고립주의적 기류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구식 자유방임주의 경제는 과거와 달리 더 이상 세계에 설 자리가 없으며, 중국이 지원하는 AIIB가 그 공백을 메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후 폰 암스베르크는 유쾌한 말투로 AIIB를 “새 친구(new kid on the block)”라고 불렀다. 현 상황에선 인프라 투자에 수조 달러가 필요할 것이라는 그의 말에, 모든 청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모두는 곧 ‘새 친구’와 놀면서, 떡고물 하나씩을 챙겨갈 것이다.
중국발 투자 물결에 편승하다
중국발 수조 달러 규모 건설 열풍의 수혜자가 될 서구 기업들을 소개한다.
제너럴 일렉트릭 (GE, $31)
GE는 일대일로를 통해 연 매출 50억 달러가 늘어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미 중국 기업에 케냐에서 사용될 풍력터빈 세트 60개, 파키스탄 발전소 건설용 가스터빈 2개를 공급한 바 있다.
지멘스 (SIEGY, $115)
독일 대기업 지멘스는 중국 내 70개 합작벤처업체를 통해 매출 75억 달러를 올리고 있다. 송전, 공장자동화, 건설서비스 부문이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허니웰 (HON, $113)
우즈베키스탄과 중국을 잇는 새 가스관 운영에 허니웰의 천연가스 제어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다. 이 회사는 여러 프로젝트 중 특히 레이더 시스템이 신공항에서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SCOTT CENDROWS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