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정부, 보급형 고화질 방송 ‘8VSB’ 확산 팔 걷는다

‘100% 디지털 전환’ 위한 대안 떠올라

전환 동의 기준 완화·상품 구성 다양화

서울 강남·강원 평창 아날로그 시범 종료



정부가 보급형 고화질 방송으로 불리는 ‘8레벨 잔류 측파대’(8VSB) 방식 확산에 팔을 걷고 나섰다. 8VSB로의 전환을 위한 시청자의 동의 기준을 완화하고 기존보다 상품 구성을 다양화해 아날로그 방송 송출 종료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복안이다. 8VSB는 가정에 별도의 셋톱박스(방송수신기)가 없어도 신호 변환기(컨버터)만 설치하면 고화질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전송 방식을 말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의 케이블TV 아날로그 방송 종료 지원 방안 초안을 공개했다. 이는 미래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유료방송 발전방안’의 후속 조처다. 전체 케이블TV 이용자 중 아날로그 방송 시청자는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366만 가구(26.4%)에 달한다. 지상파는 이미 지난 2012년 아날로그 방송을 완전히 종료한 것과 비교해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뒤처진 것이다.


케이블TV 업계는 아날로그 방송 송출을 완전히 끝낸 뒤 여유 주파수 대역으로 초고속 ‘기가(G)인터넷’과 초고화질(UHD) 서비스 확장에 나서기를 원한다. 미래부 역시 방송시장 확대와 송출 품질 향상을 위해 케이블TV 이용자의 100% 디지털 전환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아날로그 방송 시청자가 일반적인 ‘쾀’(QAM) 방식의 디지털 전환을 선택하면 월별 이용료가 최소 1만원 가량 오른다는 점이다. 이러한 비용 부담 때문에 상당수 취약계층이 디지털 방송 전환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미래부는 아날로그 방송 시청 때와 요금 수준을 비슷하게 유지할 수 있는 8VSB 전송 방식으로의 전환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케이블TV 사업자가 방송 송출 방식을 8VSB로 변경할 때 시청 가구의 100% 동의를 받아야만 허용해준 기존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가입자 동의를 위해 1개월 이상 방문·우편·방송자막·안내방송 등으로 충분한 안내를 했다면 일부 시청 가구의 반대가 있어도 디지털 전환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완화된 동의 기준은 케이블TV 사업자가 디지털 전환 후에도 이용자에 기존과 같은 요금과 채널을 서비스한다는 조건에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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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미래부는 케이블TV 사업자가 아날로그 TV를 보유한 가정에 컨버터를 무상 공급하거나 디지털 TV를 할부 구매 또는 임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도록 조처했다.

아울러 제한된 8VSB의 채널 수·서비스와 요금제를 다양화해 시청자의 선택 폭을 넓힐 예정이다. 디지털 방송 전송 방식으로 비교적 비싼 QAM을 선택하는 시청자를 위해 저가형 서비스의 출시도 유도하기로 했다.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율이 높은 서울 강남·서초·동작·강서, 강원 평창, 전북 군산, 경남 진주 등 전국 7개 지역은 아날로그 방송 종료 시범 지역으로 선정해 올해 2·4분기까지 100% 디지털로 전환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미래부와 케이블TV 사업자는 시범 사업 경과를 지켜본 뒤 3·4분기에도 아날로그 방송 완전 종료 지역을 더 정하기로 했다.

손지윤 미래부 뉴미디어정책과장은 “디지털 방송 100% 전환 계획은 시청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폭넓은 현장 의견 반영을 위해 케이블TV 사업자, 이용자,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조만간 추진 방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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