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반도체 사업을 분리해 설립하는 새 회사 ‘도시바메모리’ 주식을 전량 매각해 2조5,000억엔(약 25조1,630억원)을 조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마이니치신문은 28일 도시바가 도시바메모리의 전체 지분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에 기업가치의 20~30%에 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매각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애초 도시바는 매각주식 규모를 20% 미만으로 한정해 경영권을 놓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지난 3일 이뤄진 첫 번째 입찰이 기대에 못 미친데다 주거래은행들이 매각지분 확대를 강력히 요구함에 따라 주식 전량매각도 불사한다는 방침으로 선회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시바가 산정한 도시바메모리의 기업가치는 2조엔 안팎으로 매수자가 지분을 100% 인수할 경우 프리미엄이 붙은 최종 매각액은 2조4,000억~2조6,000억엔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도시바는 이를 통해 미국 원자력발전 사업에서 본 7,125억엔의 손실을 메워 채무초과 상태에서 벗어나겠다는 복안을 가졌다.
다만 도시바의 반도체 지분 매각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오는 3월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반도체 사업 매각을 정식 결정하고 6월 주총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마칠 예정이지만 자금력과 매각시한(1년), 고용유지 조건 등 도시바가 원하는 ‘삼박자’를 갖춘 업체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그동안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웨스턴디지털 등 동종업체가 인수를 타진해왔지만 각국의 독점금지법 심사를 받게 돼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일본 재계에서는 핵심기술의 해외유출 우려로 도시바메모리를 일본에 남겨야 한다는 압박도 있어 최종 매각까지 난제가 적지 않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