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대 건강한 남성의 내장지방이 증가하면 이에 비례해 지방간도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단층촬영(CT) 표준영상에서 내장지방 면적이 10㎠ 늘어나면 간에 침투한 지방세포의 양도 5.8㎤ 증가(상관계수 0.58)하는 식이다.
1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영상의학과 최준일 교수·최문형 강사팀은 간경화·간세포암 진단을 받은 가족에게 간 기증 동의를 한 95명을 대상으로 내장·피하지방량 등과 간 지방량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이들은 2014년 2월~2015년 9월까지 이 병원에서 내장·피하지방 면적 등을 파악할 수 있는 CT, 간세포에 침투한 지방세포의 양을 측정할 수 있는 자기공명분광법(MRS) 검사를 받았다. 만성 B형간염 같은 간질환 등은 없었다. 내장지방 면적은 3번 요추(허리뼈) 가로돌기가 있는 부분의 횡단면 CT 영상을 기준으로 측정했다.
간 기증 동의를 할 정도로 건강한 편이지만 남성 58명 중 37.9%(22명), 여성 37명 중 5.4%(2명)가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 체질량지수(BMI) 기준으로는 과체중군 44명 중 38.6%(17명), 정상체중군 32명 중 9.4%(3명)가 지방간이었다. 남성과 과체중군에서 지방간의 유병률이 유의하게 높은 셈이다. 지방간은 간에 침투한 지방세포의 양이 5%를 넘는 경우를 말하며 간 지방증이라고도 한다. 지방간을 장기간 방치하면 간세포가 파괴되는 염증상태인 지방간염을 거쳐 간 조직이 섬유화되는 간경변이나 간암으로도 진행될 수 있다.
남성의 내장지방 면적과 간 지방량의 상관계수가 0.58로 총 지방 면적(0.43), 복부둘레(0.4), BMI(0.35) 등보다 도드라졌다. 반면 여성은 총 지방면적(0.66), BMI·피하지방 면적(0.64), 복부둘레(0.59)는 엇비슷했고 내장지방 면적(0.47)은 상대적으로 상관계수가 낮았다.
최문형 강사는 “복부비만과 지방간이 심하다는 진단을 받고 열심히 운동·식이조절을 한 뒤 내장지방·지방간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궁금한 경우 상관계수를 활용하면 CT 한 가지만 찍고 50만원가량 하는 MRS를 찍지 않고도 간 지방량의 증감을 꽤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 임상영양 및 대사증후군 학회지(Clinical Nutrition) 정식 게재에 앞서 온라인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