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주자를 향한 유권자들의 표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국정농단 의혹을 규명할 특검 수사기간 연장이 무산되면서 진보성향의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쏠린 반면 보수성향의 40~50대 유권자들은 황교안(사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몰리고 있다.
2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주요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문 전 대표는 전주 대비 1.7%포인트 오른 35.2%를 기록하며 9주 연속 1위를 이어갔다.
황 권한대행은 3.7%포인트 오른 14.6%로 부동의 2위를 달리던 안희정 충남지사를 오차범위 내에서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안 지사는 무려 4.4%포인트 떨어진 14.5%로 3위로 내려앉았다.
이 밖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0.6%포인트 오른 10.9%, 이재명 성남시장은 1.1%포인트 내린 9.0%로 각각 4~5위에 이름을 올렸다.
문 전 대표는 20대(42.5%→44.0%)와 30대(40.9%→49.0%) 등 젊은 유권자층에서 눈에 띄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념성향에서도 중도(32.7%→38.0%)와 진보(51.0%→53.9%)성향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끌어올린 반면 보수(15.6%→10.8%)성향 유권자들은 이탈했다. 문 전 대표가 특검 연장을 거부한 황 대행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우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진보성향 유권자들의 마음을 훔쳤다는 분석이다.
황 대행은 특검 연장 거부 이후 전통적 보수층의 지지세가 몰리면서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안 지사와 오차범위 내 박빙의 2위 경쟁을 벌였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면 중간지대의 중도성향 유권자들이 진보와 보수로 갈리며 선명성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