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알파고 열풍 이후 인공지능(AI) 등 각종 4차산업 관련 업종이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시장의 관심은 4차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모아지고 있다. ‘비트코인’ 등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기술 분야에 직접 투자는 리스크도 커지기 때문이다.
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해외 정보기술(IT)섹터에 투자하는 펀드상품인 ‘삼성KODEX합성-미국IT상장지수’와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의 수익률은 각각 16.64%, 38.33%를 기록했다. 국내 IT섹터에 투자하는 펀드상품인 ‘하나UBS IT코리아 1’과 ‘한화ARIRANG스마트베타Quality상장지수’가 각각 18.26%, -2.98%의 수익률을 낸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두 상품은 최근 3개월간 수익률도 6.38%, 9.39%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내 기업보다 해외 상품이 더 수익률이 좋은 이유는 관련 기업의 전망과 연결된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4차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기업이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제외하면 많지 않다. 이마저도 삼성전자는 올해 각종 리스크로 인해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전망이 어둡다. 반면 경쟁사 애플은 ‘아이폰8’ 출시를 앞두고 주가가 연초 이후 15% 이상 올랐고 지난 1월 초 세계 가전 박람회 CES2017에서 자동차용 인공지능 슈퍼컴퓨터인 ‘Xavier’를 공개한 엔비디아의 최근 1년 수익률은 무려 250%를 넘어섰다. 기업 규모와 전망이 국내 기업에 비해 월등히 긍정적인 만큼 관련 상품의 수익률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4차산업이라고 해서 정보가 많지 않은 해외 기업에 무조건 뛰어들긴 어렵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보수가 더 저렴하고 환금성이 좋은 ETF를 통해 보다 쉽게 투자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미국 글로벌 시장에는 인공지능을 비롯해 클라우드, IoT,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 기술 관련 다양한 ETF가 상장돼 있다”며 “4차산업혁명 관련 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도 있지만 글로벌 ETF를 활용하면 좀 더 쉽고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 비중이 높은 상품이 주목 된다. 실제로 미국에 상장된 IT관련 펀드 상품은 국내 상장된 상품에 비해 수익률도 높다. NH투자증권이 제시한 4차 산업혁명 투자 ETF 중 ‘테크놀로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K)’ ‘퍼스트 트러스트 다우존스 인터넷 인덱스 펀드(FDN)’ ‘아크이노베이션 ETF(ARKK)’ ‘아이 쉐어스 PHLX 세미컨덕터 ETF(SOXX)’ ‘로보-스톡스 글로벌 로보틱스앤 오토메이션 인덱스 ETF(ROBO)’ 등은 모두 2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4차산업 관련 기술 및 서비스는 미국 기업이 대부분 선점하고 있다”며 “아마존, 구글, 인텔 등이 글로벌 주요 리딩기업이 4차산업 시대의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ETF투자도 해외직접투자인 만큼 세금과 환율 문제에 주의해야 한다. 해외 주식 계좌 개설 후에는 해당국 통화나 기준 통화로 환전해야 하는데 환율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또 국내 증시와 달리 해외 주식거래에서 수익을 낼 경우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점도 단점이다. 매매차익이 250만원을 넘으면 22%의 양도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이를 감안 해 목표 수익률을 계산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