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사진) 외교부 장관은 중국이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빌미로 한국 기업 등을 대상으로 보복에 나서는 데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관련 규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5일 KBS의 한 방송프로그램에 나와 이 같이 지적했다. 이는 “중국 조치가 국제규범을 위반한 것인 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던 지난 3일의 발언보다 한층 더 강경화된 발언이다.
윤 장관은 특히 중국 정부가 최근 자국민들에게 여행사를 통한 한국관광을 금지한 데 대해 “인적교류에 대해 인위적 장애를 초래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같은 금지조치를 중국 당국은 공식적으로는 부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중국의 보복에도 주한미군의 사드배치 계획에는 흔들림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배치 시기에 대해 그는 “가능한 이른 시기에 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는 공감대가 (한국과 미국 정부 사이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아울러 “금년내 가능한 빠른 시기에 사드를 배치하는 게 안보위기를 극복하는 데, 안보위협에 대응하는 데 아주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려는 미국의 논의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윤 장관은 내다봤다.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되면 북한이 정상국가가 아니라는 주홍글씨를 새기는 국제적 효과가 나올 것으로 그는 분석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중국 사드보복에 강경론 기우는 윤병세 장관
△1월 2일=“면밀히 주시하면서 검토”, “필요한 시기에 대응할 생각”(신년 언론 인사 후) △1월 18일=“(한국 규제 움직임에) 적절한 조치 취해달라”중국 정부에 요청(한중 외교장관 회담후) △3월 3일=“중국 조치가 국제규범 위반인지 여부 검토할 것”(유럽서 귀국 직후 발언) △3월 5일=“(중국 조치가) WTO, 한중FTA 규정에 저촉될 가능성 있다”(KBS 방송 출연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