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최근의 수출 회복 기조를 지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 회복세마저 꺾이면 경제 상황을 개선할 길이 없어진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5일 ‘수출-내수 디커플링의 시작’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경기를 이같이 분석했다.
연구원은 우선 한국 경제가 수출과 내수가 따로 노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내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비절벽’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 회복의 온기가 내수로 전달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디커플링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제는 중국의 사드 보복,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수출마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연구원은 수출 경기가 냉각되면 내수 불황이 심화되는 ‘내외수 복합불황’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한한령(限韓令)과 관련된 중국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한 통상 마찰 방지에 주력하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주력하되 선제적인 대응을 자제해 한·미간의 통상 현안이 부각되는 것을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근본적으로는 기존 수출 제품의 품질·특허 등 비가격갱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실장은 “수출 회복세 안착과 더불어 규제 개혁 등을 통한 투자·고용의 확대, 취약계층 사회 안전망 강화, 물가 안정과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