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주목! 이차] 한국GM 올 뉴 크루즈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이 지난 1월 열린 ‘올 뉴 크루즈(사진)’ 출시행사에서 “현대자동차 ‘아반떼’를 이기겠다”고 말했을 때 반신반의했다. 연간 9만대 이상 팔리는 아반떼는 국내 대표적인 베스트셀링카다. 크루즈는 아반떼 판매량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괜한 소리겠거니 했지만 올 뉴 크루즈를 직접 타보니 김 사장이 자신만만해 했던 이유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판매량을 따라잡지는 못하더라도 성능만큼은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발언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올 뉴 크루즈는 업그레이드돼 돌아왔다.

지난 22~23일 서울 시내와 자동차 전용도로, 자유로 등 60㎞ 구간에서 올 뉴 크루즈 LTZ드럭스 풀옵션 차량을 직접 타봤다. 이 차는 이름 빼고 모든 걸 싹 바꿨다. 다부지고 세련된 실내외 디자인에 GM 특유의 탁 트인 시야, 무심한 듯 딱딱하지만 강력하게 허리를 받쳐주는 시트, 세련된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고급스러움을 더한 내장재도 모두 매력적이었다.


달리기 시작하자 최고 153마력의 신형 1.4ℓ직분사 엔진은 준중형차에서 느껴보지 못한 강력한 주행 성능을 자랑했다. 힘이 남아 도는 느낌이었다. 2,000rpm 중반부터 터져 나오는 최대 토크 덕에 디젤차에서 느낄 수 있는 시원시원한 초반 가속력도 매력적이었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 주행에서는 준중형차답지 않은 안정감과 치고 나가는 힘이 일품이었다. 올 뉴 크루즈의 경쟁 모델은 아반떼가 아니라 아반떼 스포츠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관련기사



GM의 차세대 뼈대에 기존 모델 대비 27% 향상된 차대 강성은 코너링에서 쏠림 현상이 적었다. 정숙하지만 보스 스피커를 켜면 웅장한 사운드가 몸을 감쌌다. 전방 추돌 경보장치나 차선 이탈 경보장치 등 최신 옵션도 풍부했다. 공인연비는 ℓ당 12.8㎞인데 실제 주행에서는 11㎞ 정도 나왔다.

문제는 가격이다. 1,890만~2,478만원으로 중형 세단을 살 수 있는 수준이다. 노동조합이 나서 가격을 재책정하라고 건의했을 정도다. 풀옵션이 아닌 중간 주력 트림이 2,000만원 전후이니 그리 높은 가격은 아니라고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달리기 좋아하는 극소수의 고객이 아닌 이상 같은 가격에 더 많은 옵션이 달린 경쟁 모델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강도원기자

강도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