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中 전인대 개막]中 국방예산 7% 증액...1조위안 돌파

작년보다 668억위안 ↑

G2 군비확장 경쟁 가속



미국의 10% 국방예산 증액에 맞서 두자릿수로 예상됐던 올해 중국 국방비 예산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소폭 낮은 7% 안팎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중국의 국방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1조위안(약 168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공식 예산안에 잡히지 않는 다른 국방 관련 비용도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는 등 주요2개국(G2)의 군비 경쟁 구도는 갈수록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푸잉 중국 전국인민대표자회의 대변인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국방예산 증가 폭은 (전년 대비) 7%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국방예산을 2011년부터 전년 대비 10% 이상 꾸준히 늘려오다가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던 지난해 7.6%로 증가 폭을 줄였다. 올해도 당초 10% 이상 증액 관측이 제기됐으나 2년 연속 한자릿수 증액에 그쳤다. 만일 올해 증가율이 7%대 초반에 그친다면 1988년 이후 29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하게 된다.

푸 대변인은 “중국의 국방비는 안보의 필요성과 경제상황을 고려해 결정된다”며 “우리는 외부 간섭으로부터 우리의 주권과 이해, 권리를 수호할 역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전년보다 668억위안 늘어난 1조211억위안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연간 7% 경제성장을 의미하는 ‘바오치(保七)’ 시대를 마감하는 등 중속성장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고려하면 국방비 증가율 7%는 군사력 강화 기조를 변경할 의사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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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 대변인은 중국의 군비 증강에 대한 서구의 경계를 의식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회원국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중국 국방비는 GDP 대비 1.3%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은 이미 국방비가 많은데도 추가로 늘리려 하고 있다”며 미국의 군비 확충을 문제 삼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기인 2007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인 국방비 10%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들은 G2의 군비 경쟁이 동·남중국해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데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전인대 개막을 사흘 앞둔 2일에도 2003년 이후 최대 규모인 군용기 13대를 동원해 동중국해에서 해상훈련을 벌였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을 남중국해를 거쳐 대만에 접근시켜 미국 군함의 중국 근해 접근을 차단하는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방예산 증액을 발표한 지 사흘 만인 2일 건조 중인 항공모함 제럴드포드함을 방문해 “해군 전단을 대폭 확대해 최강 해군을 육성하는 계획을 의논했다”고 강조하며 중국 해양력 강화에 맞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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