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1기를 마무리하는 올해 경제정책 운용에서 성장보다 안정에 방점을 둔 ‘시코노믹스(시진핑+이코노믹스)’에 힘을 싣기로 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국내외 정세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올해 중국은 더욱 복잡하고 준엄한 국면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목표로 6.5%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제시했던 구간 목표치 6.5~7%의 하단치다. 중국은 6.5% 성장률을 마지노선으로 삼아 가능하면 그 이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올해 재정적자율은 지난해와 같은 GDP 대비 3%를 유지하기로 했다.
공산당 최고지도부 인사와 맞물린 올가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두고 금융시장 리스크와 부동산 거품 붕괴 가능성을 우려해 무리한 정책 운용에 나서기보다 정국안정을 기해 시진핑 권력체제를 강화해나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낮아진 성장률 목표가 “기업부채 문제와 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 그림자금융 등 금융시장의 한층 높아진 위험신호를 의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남중국해 영유권 등 안보 이슈에 집중하려면 경제 분야에서 과도한 목표를 자제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뜩이나 국제 정세가 불안한데 경제 실책까지 이어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충격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일각에서 제기됐던 부동산보유세 도입과 기업의 법인세 감면정책은 이번 전인대에서 발표되지 않았다. 외교가의 관심사였던 국방비 예산은 지난해 대비 7% 증가해 사상 처음 1조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나타나 미국과의 군비경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