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사드 '불똥' 부동산시장에 충격파] 돌아서는 中 큰손들...대규모 개발·분양사업 줄줄이 흥행 먹구름

중국인 노린 롯데 레지던스

평창 알펜시아 매각작업 등

중국계 투자자 참여 미지수

서울·부산 상업용부동산도

당분간 투자 위축 가능성

관광객 줄면서 매출 타격

호텔·상가는 임대료 하락

중국계 부동산 개발 회사인 란딩인터내셔널이 제주도 신화역사공원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복합리조트개발사업인 제주신화월드 내에 위치한 호텔 조감도. 제주신화월드 내에는 포시즌스호텔과 메리어트호텔 등 세계적인 호텔 체인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제주신화월드 홈페이지중국계 부동산 개발 회사인 란딩인터내셔널이 제주도 신화역사공원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복합리조트개발사업인 제주신화월드 내에 위치한 호텔 조감도. 제주신화월드 내에는 포시즌스호텔과 메리어트호텔 등 세계적인 호텔 체인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제주신화월드 홈페이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냉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중국인들의 투자가 활발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몇 년간 크게 늘었던 중국인들의 한국 부동산 투자도 위축이 불가피해 보이며 중국인 수요를 감안해 진행되던 대규모 개발 및 분양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중국인은 국내 부동산 투자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보유한 한국 토지 면적은 지난 2011년 367만㎡에서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1,685만㎡로 5년 사이 360%나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중국인 소유 토지의 공시지가는 8,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231% 늘었다.

하지만 사드 사태에 따른 여파로 당분간 중국인들의 한국 부동산 쇼핑 증가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지역이 제주도다. 실제 제주는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에 힘입어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외국인 소유 토지가 증가했다. 전국 외국인 토지 면적은 2011년 1억8,712만㎡에서 2016년 상반기에는 2억3,223㎡로 늘어 24.1% 증가한 반면 제주도의 외국인 토지 면적은 같은 기간 867만㎡에서 2,037만㎡로 135% 증가해 5배 이상 빠른 속도로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중국 자본은 제주도에서 제주신화역사공원(232만㎡), 오라이동 레저용지(70만㎡), 상명대 제주연수원(32만㎡) 등 대규모 토지를 사들여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인을 타깃으로 진행됐던 고급 주거시설 분양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드 사태는 롯데관광개발이 중국 부동산 개발 회사인 녹지그룹의 자회사와 손을 잡고 이달부터 선보이는 제주드림타워 내 고급 호텔레지던스와 롯데그룹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선보이는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 흥행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드 사태의 한복판에 서 있는 롯데그룹의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자본에 큰 기대를 걸었던 대형 부동산이나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평창 알펜시아의 경우 매각 희망가격이 높아 그간 중국 자본의 참여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사드 사태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오는 5월 입찰이 예정돼 있는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외환은행 본점의 경우 애초 중국 자본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드 사태로 실제 중국계 투자자들이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이외 지난해부터 하나둘씩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한 중국 큰손들의 한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도 당분간 유보될 가능성이 크다. 그간 중국 자본들은 기대수익률이 맞지 않아 서울 중심부의 오피스 빌딩에 대한 투자는 거의 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중국투자공사(CIC)가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 투자하는 등 최근 들어 서울 랜드마크 빌딩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중국인들이 단체 관광버스를 타고 와 쇼핑을 하면서 크게 늘어났던 홍대 인근의 사후 면세점들도 매물로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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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용 우리은행 WM자문센터 차장은 “중국인들이 제주도, 부산해운대, 송도 등 투자 이민제 대상 지역에서 벗어나 서울·부산 지역의 중국인 투자 선호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검토하던 것이 사드 배치 문제로 올해는 관망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최자령 노무라종합연구소 전무는 “중국인들의 경우 경제나 시장 상황보다 정치적인 상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당분간은 중국 관련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크게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호텔과 상가 등 중국인 관광객에 크게 의존했던 분야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손정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당장은 관광객 감소로 호텔과 상가의 매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며 사드 사태가 장기화되면 호텔과 상가 임대료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구로구 일대의 공인중개업소들은 대부분 “사드 사태 전후로 크게 달라진 건 없다”며 “구로 일대는 장기간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많기 때문에 일시적인 정치 상황에 크게 좌우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사드 사태는 투자용 시장과 주거용 시장에 구분해서 영향을 줄 것”이라며 “그간 중국인들이 투자 관점에서 접근한 지역은 일시적으로 타격을 입겠지만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주택시장 등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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