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만 무성했던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 빌딩(사진) 공모펀드의 상품 구조가 확정됐다. 이달 말부터 일반투자자에게 판매를 시작하고 빌딩 임대수익을 바탕으로 연 6.5%의 수익률을 올릴 계획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016360)·하나자산운용 3개사 컨소시엄은 나사빌딩 공모펀드의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전체 인수자금 4,600억원 중 하나자산운용이 현지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해 대출받아 조달되는 2,600억원을 제외한 2,000억원이 모두 공모펀드로 조달된다. 공모펀드는 한국투자증권이 1,000억원, 삼성증권이 500억원가량을 판매할 예정으로 시중 은행 등과도 판매 규모를 조율하고 있다. 펀드 운용은 하나자산운용이 맡고 연 6.5%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환노출형은 상품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일반투자자 대상의 공모펀드라는 점에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50% 환헤지형으로 만들었다”며 “100% 환헤지를 할 경우 수익률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는 한 차례 나사빌딩 투자에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당초 KTB자산운용이 이 건물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과 트럼프발 리스크를 이유로 인수를 철회했다. 자금조달 금리가 올라가 수익률이 예상보다 높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한국투자증권도 같은 이유로 인수가를 낮춰 협상했고 공모펀드 구조에는 환헤지를 반영했다.
나사빌딩은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해 있고 나사 본사가 자리한다. 정식 명칭은 ‘투 인디펜던스 스퀘어 빌딩’이며 워싱턴DC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연방정부 임차건물이다. 26년간 나사가 이용하고 있고 임대차 계약 만기도 오는 2028년까지라는 점에서 공실 우려도 낮다.
올해 초 한국투자증권 등 3개사는 인수 협상에 나선 직후부터 인수자금을 공모펀드로 조달하겠다고 밝혀 시장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출시한 운용사는 지금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일했다.
일부에서는 KTB자산운용이 인수를 철회한 빌딩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기관자금의 조달이 어려워지자 공모펀드를 내놓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대출금리 인상 요인이 있지만 인수가 조정으로 이미 반영했다”며 “펀드 역시 환헤지를 통해 리스크를 줄였다는 점에서 기관 수요도 높지만 투자 기회 제공 차원에서 공모펀드로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